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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조원 아파트 시세보다 비싸게 내놨다” 논란…청와대 “남자들은 부동산 잘 몰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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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김조원. [연합뉴스]

김조원. [연합뉴스]

김조원 청와대 민정수석이 서울 잠실의 47평형 아파트를 시세보다 비싼 가격에 내놨다 다시 거둬들인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김 수석, 잠실아파트 다시 거둬들여 #부동산 정책 다루는 고위 공직 조사 #경실련 “107명 중 39명이 다주택”

김 수석은 본인 명의로 서울 강남구 도곡동 도곡한신아파트와 아내 명의로 송파구 잠실동 갤러리아팰리스 아파트를 보유하고 있다. 김 수석은 지난 7월 잠실 아파트를 22억원에 인근 부동산중개업소에 내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기준으로 최고가는 6월에 거래된 19억9000만원이었다. 최근 거래(7월 8일)된 가격(17억8000만원)보다는 4억2000만원 비싸다. 김 수석의 매물은 6일 언론 보도로 비판이 일고 난 뒤 부동산 포털사이트에서 사라졌다.

김 수석은 지난해 12월 다주택을 처분하라는 노영민 대통령비서실장의 지시에도 몇 달 동안 집을 팔지 않았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이날 “(김 수석이) 처분 노력을 하고 있는 것으로 얘기를 들었다”며 “다주택자에게 8월 말까지 매매계약서를 제출하라고 통보했고, 어떤 방식으로든 계약서를 제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세보다 높은 가격에 매물을 내놓은 데 대해서는 “부동산중개업소에 팔아달라고 내놓은 것인데, 가격은 정하지 않았던 것 같다”고, 김 수석의 배우자가 매물을 내놨는지를 묻는 말에 “남자들은 보통 (부동산 매매 과정을) 잘 모르는데, 누가 내놨는지가 관심이 아니라 8월까지 매매계약서를 제출하라는 점이 관심사”라고 답했다.

이날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부동산과 금융정책을 다루는 해당 부처 산하 1급 이상 고위 공직자 107명의 부동산 실태를 조사해 발표했다. 이들 중 39명이 다주택자로, 3주택 이상 소유자도 7명이나 됐다.

1인당 보유 부동산 가격은 약 12억원으로, 국민 평균 3억원의 4배였다. 특히 상위 10명은 국민 평균의 11배인 33억원의 부동산을 갖고 있었다. 김상균(전 국토부 서울지방국토관리청장) 한국철도시설공단 이사장이 75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박선호 국토부 1차관(39억2000만원)이 두 번째였다. 상위 10명 중 7명이 전·현직 국토부·기재부 출신으로 조사됐다.

고위 공직자들이 보유한 집값은 문재인 정부 출범 후 급상승했다. 상위 10명의 아파트·오피스텔 가격 평균 시세는 2017년 5월 14억9800만원에서 올해 6월 22억8000만원으로 7억8000만원(52%) 올랐다. 구윤철 기재부 2차관이 소유한 강남구 재건축 아파트는 무려 16억원(107%)이나 뛰었다. 김채규 국토부 교통물류실장이 소유한 3채는 총 10억5000만원 상승했다.

강태화·박현주 기자 thk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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