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운 털을 없애는 최신 치료법

중앙일보

입력

뽑거나 칼로 면도하는 행위가 좋지 않은 이유는, 피부와 모낭에 심한 손상을 주게 되어 이로 인해 염증이 발생하고 흉터조직으로 변하거나 색소침착이 생겨 오히려 더 보기 싫게 되며, 일단 이러한 상태로 되면 다시 깨끗한 피부로 되돌리기가 무척 어렵기 때문입니다.

고대로부터 깨끗하고 미끈한 피부를 갖고 싶어했던 여성들은, 오랜 세월 털과의 전쟁을 벌여 왔습니다. 열심히 뽑아도, 밀어도 다시 나는 털들..... 그러나 그 오랜 전쟁의 끝이 보입니다.

레이저 제모술이 등장했기 때문입니다. 지저분한 눈썹의 정리, 여성의 콧수염 또는 턱수염의 제거에서부터, 답답해 보이는 이마 넓히기, 겨드랑이 털, 비키니라인, 팔·다리의 털 등 레이저 제모로 없앨 수 있는 털의 종류는 다양합니다.

몇 년전까지만 해도 영구제모술로는 전기침을 이용한 전기제모술이 있었지만, 전기제모는 피부의 털구멍에 바늘을 일일이 찔러야 하므로 통증이 매우 심하고 시간이 오래 걸리는 단점 때문에 활발히 시행되지 못하였었습니다.

그러나 이에 반해 레이저 제모술은 피부에 레이저 빔을 쏘아 털의 모근을 파괴시키는 기술로서, 넓은 부위를 빠른 시간 내에 치료할 수 있고 통증이 별로 없기 때문에 개발되자마자 전 세계적으로 활발히 시술되고 있습니다.

레이저로 제모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겨드랑이의 경우 한쪽에 5분 정도, 종아리는 한쪽에 30분 정도이며, 치료받은 당일부터 샤워를 할 수 있으며 일상생활에 지장이 전혀 없습니다. 시술은 한 두달 간격으로 총 3-5회 시행하게 됩니다.

왜 한번에 치료되지 않는가? 하는 질문이 많은데, 털마다 생장기, 휴지기 등 생리적 주기가 틀려 잠재해 있는 털이 많이 있기 때문에 여러번 치료해서 잠재해 있던 털까지 모두 없애려는 것입니다. 그러나 일단 1회라도 치료를 하면 털은 모두 빠졌다가 잠재해 있던 털이 1-2달 후 다시 자라게 되며, 이때쯤 다음번 치료를 하게 되므로 중간에 털을 깎거나 뽑을 필요는 없습니다.

털이 굵어 보기 싫은 경우 족집게로 뽑거나 면도를 하시는 분들이 흔히 있습니다. 일일이 뽑는 수고와 그 아픔은 둘째 치고라도, 자꾸 뽑거나 면도를 하시는 분들은 털구멍이 닭살처럼 솟아오르거나 색이 진해지고, 털이 더 굵고 억세게 느껴지며, 피부염이 발생하는 등 여러 가지 트러블을 경험해 보셨을 것입니다.

뽑거나 칼로 면도하는 행위가 좋지 않은 이유는, 피부와 모낭에 심한 손상을 주게 되어 이로 인해 염증이 발생하고 흉터조직으로 변하거나 색소침착이 생겨 오히려 더 보기 싫게 되며, 일단 이러한 상태로 되면 다시 깨끗한 피부로 되돌리기가 무척 어렵기 때문입니다.

레이저 제모술은 누구나 시행받을 수 있지만 썬탠을 하여 피부를 검게 태우면 치료 효과가 떨어질 수 있으며, 털을 최근까지 뽑은 사람은 털을 뽑지 말고 한달 기다렸다가 시행하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털을 자꾸 뽑아서 털구멍 주변이 검게 착색되면 더 여러 번 치료해야 하므로, 제모치료를 계획하고 계신 분이시라면 지금부터라도 털을 족집게나 제모 왁스로 뽑지 않도록 하십시오.

저는 몇달전 미국 Reno에서 열린 2000년도 미국레이저학회에 참석하고 돌아왔습니다. 레이저를 이용한 수많은 종류의 치료들을 토론하는 그곳에서 가장 핫 이슈가 되고 있는 것은 바로 레이저 제모술이었습니다.

레이저 제모에 관하여 각국에서 연구결과를 발표하고 있었으며, 또한 제모용 레이저 기기들이 매우 다양하게 소개되고 그 성능에 관하여 토론되고 있었습니다.

거기서 얻은 결론은, 제모용 레이저의 종류가 무척 많고 장비의 가격도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효과가 좋고 부작용이 거의 없는 것을 잘 선택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레이저의 파장도 중요하지만, 펄스의 길고 짧음과 스팟사이즈(레이저 빔이 조사되는 크기)가 매우 중요하며, 특히 표피의 손상이 없도록 표피냉각시스템이 잘 갖추어져야 합니다. 또한 서양인과는 다른 한국인의 피부에 가장 맞는 레이저를 선택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합니다.

레이저 제모는 일본에서 많은 인기를 끌고 있는데, 이는 동양인의 털이 검어서 눈에 잘 띄기 때문이라 생각됩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이제 매끈한 피부를 갖고 싶어하는 여성들에게 레이저 제모 시술이 상당히 보편화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