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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로자는 통장압류, 도급업체는 "계약 해지하자"…금호타이어 '내우외환'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실적 악화와 법인통장 압류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금호타이어를 상대로 하도급 협력업체들이 계약 해지를 요구하고 나섰다. 2018년 중국기업인 ‘더블스타’에 인수된 금호타이어는 지난해 3년 만에 흑자로 돌아서기도 했지만,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 등으로 또다시 위기를 맞았다.

물류·하역 6개 협력업체 계약 해지 요구 #코로나19 실적악화…협력업체 직격탄 #

광주광역시 광산구 금호타이어 공장 전경. 프리랜서 장정필

광주광역시 광산구 금호타이어 공장 전경. 프리랜서 장정필

“하반기 정상화” VS “통장압류 등 악재”

 5일 금호타이어에 따르면 물류·하역 등 제조 및 출하과정을 담당하는 6개 하도급 협력업체가 지난달 31일 사측에 계약 해지를 요구했다. 이들 업체는 비정규직 근로자를 고용해 금호타이어의 공정 일부를 도급받아 수익을 내는 회사다.

 협력업체들이 이례적으로 원청 회사에 먼저 계약 해지를 요청한 것은 최근 타이어 생산량 감소로 회사의 수익이 줄었기 때문이다. 금호타이어의 생산량 감소와 실적악화가 협력업체들의 경영난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금호타이어는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매출 4886억원, 영업손실 184억원을 기록했다. 2분기는 코로나19 여파가 더해져 상반기 적자만 500억원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하도급 업체 600여 명, 고용 승계”

 현재 금호타이어의 하도급 업체에서 일하는 비정규직 근로자는 600여 명에 달한다. 하도급업체와의 계약 해지가 현실화될 경우 비정규 근로자의 고용 불안이 커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이에 대해 금호타이어 측은 “임금이나 복지 등 고용 문제는 자동 승계되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하도급 업체의 계약 해지가 받아들여진다 해도 기존 근로자들은 그대로 생산공정에 투입되고, 이들을 관리하는 도급사만 바뀐다”는 것이 금호타이어 측의 설명이다.

 금호타이어 관계자는 “하도급 협력업체와 계약 종료나 변경은 기존에도 있었던 일”이라며 “기존 협력업체와 계약 유지기간이 약 한 달 남아있기 때문에 신규 협력업체를 지정하는 절차를 진행할 것”이라고 했다.

금호타이어 “하반기 정상화 가능”

 아울러 금호타이어 측은 “올해 하반기 실적 개선이 가능해 회사 운영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도 밝혔다. 금호타이어 관계자는 “공장이 정상가동되지 못한 상반기와는 달리 7월부터는 100% 가동되고 있기 때문에 실적 개선이 가능하다”며 “새로운 하도급 업체를 선정하는 데도 차질을 빚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하지만 금호타이어 안팎에선 올해 실적악화 속에 회사 운영자금이 압류되는 등 여러 상황이 녹록지 않다는 반응이 나온다. 앞서 금호타이어 비정규직 노조는 지난달 30일 사측을 상대로 제기한 ‘근로자 지위 확인 소송’ 1심에서 승소하자 금호타이어에 대한 채권 압류와 추심 신청을 법원에 냈다. 이를 법원이 받아들이면서 정규직 근로자와 임금 차액 등 204억원이 든 법인통장이 압류된 상태다. 법인통장이 압류된 후 금호타이어 측은 직원 휴가비와 현장 수당 등을 지급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금호타이어 관계자는 “법인통장 압류와 협력업체 계약 해지는 무관한 사항”이라며 “올해 상반기는 코로나19로 자동차업계 전체가 감산체제에 들어가 경영이 어려웠지만, 점차 개선되리라고 본다”고 말했다.

광주광역시=진창일 기자 jin.changi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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