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 닥터 베스트 클리닉 - 출혈 없이 복강경 대장암 수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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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암은 우리나라에서 암 사망률 4위를 차지할 정도로 발생 빈도가 높은 암이다. 10만명당 15명이 발병해 매년 6천명의 새로운 환자가 생기는 것으로 추정된다.

한솔병원 복강경 내시경센터 김선한(43) 소장은 지난해만 해도 고대 안암병원 외과교수로 잘 나가던 사람이다. 그가 느닷없이 교수로서의 명성을 뒤로하고 개원가에 뛰어든 데는 나름대로 이유가 있다.

지난해 6월 세계내시경수술외과학회에서 연제를 발표하면서 ‘매니어’만이 가질 수 있는 굴욕감(?) 같은 것을 느꼈기 때문. 자신과 비슷한 시기에 대장암 복강경을 시작한 일본 의사보다 수술 건수에서 뒤진 것이 그의 심기를 불편하게 한 것이다.

김소장은 스스로를 ‘복강경에 미친 사람’이라고 표현한다. 그는 95년 7월 미국 오하이오주에 있는 클리블랜드클리닉 밀솜 박사의 사사를 받았다. 클리블랜드는 미국 메이요 병원과 미네소타대 병원과 함께 세계 대장질환 연구분야에서 세 손가락에 들어가는 병원이다. 이곳에서 2년간 복강경을 익힌 그는 국내에 와서 곧 대장암을 복강경으로 수술하기 시작했다.

병원을 옮긴 뒤 그는 일주일에 3∼4명의 대장암 환자를 복강경으로 수술한다. 이 정도 수술 건수는 세계 이름 있는 의사도 놀랄 정도.

복강경 수술이란 이름 그대로 배에 구멍만 뚫어 수술을 하는 것이다. 한 개의 구멍으론 광원과 카메라를 집어넣고, 나머지 2개 구멍으로 복강경 수술도구를 넣어 대장을 절제하고, 심지어 소장으로 직장을 만들어준다. 뱃속의 모든 수술은 밖에 있는 모니터를 보며 진행한다.

복강경 수술은 출혈은 물론 통증·후유증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게 장점. 암환자를 수술했을 경우 면역력이 일시적으로 크게 떨어지는데 복강경은 이런 단점도 없다.

혹자는 복강경이 개복수술보다 시야가 좁아 광범위한 암 절제가 불가능할 것이라고 반문을 제기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는 “수술범위는 개복수술과 똑같기 때문에 진행암이나 말기암과 같이 대장 전체를 들어내는 수술도 복강경으로 가능하다”고 강조한다. 현재 이곳에는 복강경을 배우고자 하는 젊은 의사들이 수시로 방문, 그에게 술기를 배우고 있다.

김박사의 한 마디 : 변 관련 이상증세는 일단 검사받아야

“섬유질 섭취가 줄고, 육류 소비가 늘어나면서 선진국처럼 대장암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대장암의 증상는 암의 위치가 어디 있느냐에 따라 혈변·설사·변비·복통·가는 변 등 다양하게 나타난다. 이런 대장 관련 증상이 있다면 무조건 대장경 검사를 받아야 한다.”

약력 ·1958년生·83 고대의대卒 ·의학박사·일반외과·내시경 전문의·95 국제소화기외과학회·미국대장외과학회 정회원·96∼97 클리블랜드클리닉 대장수술 분야 연구상·2000 미국소화기내시경외과학회 정회원·91∼2000.12 고대의대 교수·현 한솔병원 복강경 내시경센터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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