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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의 성재활 사례

중앙일보

입력

한 젊은 여성이 사고로 인해 경추가 골절이 되었습니다. 혹시 아시는지 모르겠지만 경추중에서도 아주 높게 다치면 팔을 전혀 움직일 수 없습니다. 이 분이 바로 경수 4번을 다쳐서 팔을 전혀 움직이지 못하는 분이었습니다.

오직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입으로 마우스 스틱(나무젓가락처럼 생긴 것)을 물고 컴퓨터 자판을 두드리는 일이었습니다. 여러분! 한석규와 전도연이 출연한 영화 '접속'을 보셨나요? 컴퓨터 통신을 통해 꿈같은 사랑이 이루어지는 이야기입니다.

아 글쎄, 이 여자 분도 컴퓨터 통신을 통해 남자를 만났대요!!! 그래서 둘이는 마음 속 깊은 대화를 시작했고, 어느덧 사랑의 감정을 느끼는 순간으로 다가간 것이었습니다.

어찌 되었을 까요? 온갖 어려움을 물리치고 (얼마나 많은 어려움이 있었겠습니까? 목 이하로는 전혀 움직이지 못하는 신부와 비장애인 신랑이 결혼하는데......) 드디어 결혼을 했습니다. 그리고 하나님의 축복으로 두 사람 사이에서 아들을 주셔서 아주 잘 키우고 있습니다. 어때요, 부럽죠? 이 분처럼 심한 장애를 입은 분들도 결혼해서 아이 낳고 잘 사는데, 이 글을 읽는 여러분들은 절대 포기할 수 없겠죠?

어제는 어떤 남성 척수장애인이 결혼하여 아이를 갖고 싶어서 노력했으나 잘 안되어, 병원에서 인공수정을 했는데, 무려 세 쌍둥이를 낳았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인공수정을 할 때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 수정란을 여러 개 자궁에 넣어주는 경우가 있어 인공수정시 쌍둥이가 많이 생깁니다.) 한꺼번에 세 명의 자녀를 얻었으니 기쁘긴 할텐데, 아이들이 어느 정도 클 때까지는 고생을 하시겠더라구요.

* 자 이제, 본격적으로 사례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볼까요?

사례 1.

이씨는 교통사고로 요추 1번을 타쳐 하반신 마비가 된 40세 된 남자환자입니다. 발기가 충분히 되지 않아 처음에는 부부생활을 생각하지도 않고 지내다가 나중에 성재활교육을 받고 만족할 만한 부부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다치고 나서 국립재활원에 입원하여 열심히 재활치료만 받다가, 성에 대한 정보도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 '척수장애인을 위한 성재활 교육'을 처음 받았습니다. '이런 교육도 있구나, 하나의 프로그램이지'하는 생각만 했지요. 그러다가 국립재활병원을 퇴원하였고, 사고 후 1년 정도가 지나니 혼자 생활이 가능하게 되었어요. 그러자 점점 그 쪽에 관심을 가지게 되더라구요. 하지만 발기는 전혀 되지 않았기 때문에, 국립재활병원 외래에서 과장님과 면담 후 카바제트를 테스트하여 사용하게 되었지요. 결과는 대만족이었습니다. 처음에는 주사 놓는 것이 불편하고 어색했는데, 사용하다보면 요령이 생겨서 나에게 맞는 스타일을 찾게 되었지요."

"성교 횟수는 사고 전에는 주 2회 정도였는데 사고 후에는 카바제트를 사용해서 주 2회정도 부부생활을 해요. 카바제트는 맨 처음에는 1앰플을 가지고 사용했는데 (3-4시간 발기 지속) 자주 사용하다보니 약용량이 자꾸 줄어서 1앰플을 가지고 5-6회 사용할 수 있었어요. 삽입 전 충분히 전희를 갖고 다치기 전과 똑같이 다양한 체위, 서로 좋아하는 체위로 부부생활을 했고 지금도 사고 전과 거의 다를 게 없어요. 물론 조금 불편한 감은 있지요."

"맨 처음에는 주사약에 의존하면서까지 꼭 부부생활을 해야하나 하는 기분을 가지게 되는데, 나중에는 그런 것은 문제가 되지 않고 주사약을 사용하고 나서 부작용도 전혀 없었어요. 다치기 전에는 극치감을 항상 느꼈어요. 오르가즘을 다치기 전과 비교하면 안되고 정신적인 교감은 더 좋아졌지요. 사정은 처음에는 안되었는데 지금은 완벽하지는 않지만 가능해졌어요. 서로 만족도가 중요한 것이지요. 주사약을 쓸 때 중요한 것은 아내에게 확실하게 말하는 것이지요. 주사 바늘을 보면 처음에는 혐오감을 느낄 수도 있어요. 아내에게 충분히 설명을 하면 공감대가 형성되지요."

"적극적으로 서로 사랑하는 마음으로 부부생활을 하는 것이 중요해요. 내가 다쳤으니까 의무적으로 해야지 하는 식은 부작용이 있을 것이고 환자 자신도 좋지 않은 감정을 가질 수 있어요. 그런 생각을 하지 말고 서로 사랑하는 마음으로 부부생활을 한다면 정상적일 때보다 더 좋아질 수 있어요. 또 청결한 것이 중요하지요. 술을 먹고 기분대로 절제 없이 부부생활을 한다면 좋은 방법은 아니죠."

"5살, 7살 딸이 둘이에요. 아내가 아들 하나 더 낳기를 바래요. 처음에는 나에겐 충격적인 애기였는데, 애들 엄마가 원하니까 아이를 하나 더 갖을까 생각 중이에요. 저의 경험에 비취어 보면 아내와 서로 사랑하는 마음이 중요하고, 또 용기를 가지고 성생활에 도전해 보는 것이 중요한 것 같아요. 성생활을 다시 하게 되니까, 가정도 원만해지고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부부간의 사랑도 더욱 커지게 되었지요. 그리고 한 가정의 가장으로, 남자로서의 위치를 확인할 수 있는 것 같았어요. 자신있게 도전하는 것 그것이 가장 중요하지요."


사례 2.

신씨는 교통사고로 제 6번 경추골절에 의한 사지마비가 된 36세의 남자로, 손상 후 국립재활병원에서 성재활교육을 받기 전에는 한 번도 부부생활에 대해서는 시도해 본 적도 없었으며 포기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했었다.

"성재활에 대한 정보는 국립재활병원에 오기 전에는 전혀 들어보지도 못했고 상상도 못해 봤어요. 장애를 입은 사람 중에 친하게 지내는 사람이 있었지만 성에 대해 이야기를 꺼내기는 좀 쑥스러워 물어볼 생각도 못했어요. 그런데 성재활 교육시간에 척수장애인 부부의 성생활이 직접나오는 비디오를 보고 나서 우리 부부도 시도해보자는 용기를 얻게 되었고 입원기간동안 외박을 나가서 시도를 해보았어요. 결과는 성공이었죠."

"성교 횟수는 사고 전에는 이틀에 한 번 정도였는데, 지금은 한 달에 한 번 정도 해요. 성교 전에는 충분히 애무를 해요. 오르가즘도 사고 후 더 일찍 느껴지지만 충분히 느껴지고요. 발기는 사고 전보다는 조금 떨어지지만 충분히 지속되는데, 마음대로 조절은 안되요. 그래서 콘돔 사용이 안될 것 같아 사용은 안 해봤어요. 아내가 경구용 피임약에 부작용이 있어서 치임을 못하고 있지요. 그래서 임신이 된 적도 있었는데 지금 딸이 2명이고 경제적으로 형편이 안될 것 같아서 어쩔 수 없이 수술을 했어요. 아내나 내가 영구피임 수술을 해야 겠어요."

"처음에 시도할 때는 내가 위에서 시도해 봤는데, 팔다리를 움직이는 게 잘 안되니까 어려웠어요. 지금은 아내가 위로 올라가는 체위를 사용해요. 성교 도중 실금이 된 적도 있었어요. 처믐에는 너무 당황되고 부끄러웠는데, 아내가 얼른 닦아주고 그리고 나서 다시 시작 했어요. 서로 이해하는 마음만 있으면 그런 것은 별 문제가 안된다고 생각해요."

"집사람이 성생활을 즐기는 편이 아니에요. 부모님, 형제들과 같은 집에 살고 있고, 애들과 같은 방에서 지내고 있는데 이런 주위 환경때문인 것 같아요. 봄에 애들 데리고 분가를 할 예정인데 그때가 되면 지금보다 휠씬 더 적극적인 성생활을 하게 될 것 같아요."

사례 3.

이씨는 추락사고로 제 4, 5번 경추가 골절되어 사지에 완전마비가 온 27세 여성 척수장애인이다. 사고 후 특별한 교육을 받지 않았는데도 성생활을 잘 하였으며, 국립재활병원에 입원하여 성재활교육에 참석하여 제대로 된 성재활 교육을 받고 자신감이 생겼다고 한다. 소그룹 상담 시간에는 자신의 경험을 솔직하게 나누어 동료 척수장애인들에게 많은 도움을 주었다.

"다치기 전까지는 결혼해서도 직장생활을 했습니다. 아직 임신을 원하지 않았었기 때문에 콘돔을 이용하여 피임을 했지요. 사고 전에는 다른 부부들처럼 부부생활을 했지요. 다른 젊은 부부들도 비슷하겠지만 일주일에 5-6회 정도 성생활을 했고, 체위도 다양한 체위를 경험해 보았습니다. 항상 오르가즘을 느꼈구요. 우리 부부는 성생활을 즐기는 편이었어요."

"사고로 팔은 약간 움직이는 정도고 다리는 젼혀 움직이지 않아요. 다치고 나서 남편이 혼자 간병을 했지요. 대소변을 포함해서 내가 스스로 할 수 있는 것이 전혀 없었고, 모든 것을 남편에게 의존해야 했기 때문에 성생활은 생각도 못했어요. 그렇게 병원생활을 하던 중에 남편이 먼저 말을 꺼내고 다가왔어요. 다른 사람들이 들으면 놀라겠지만 병실에서 스크린을 쳐놓고 처음 시도했어요. 입으로 남편을 충분히 애무를 해주고, 남편의 성기도 오럴섹스로 자극 해주었지요.

그리고 나서 삽입을 해서 했는데 남편은 오르가즘을 충분히 느꼈지만 저는 못 느꼈어요. 하지만 정신적인 도움은 많이 되었어요. 남편한테 당당해지고 나도 뭔가를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어요."

"그 후로 일주일에 2회 정도 성생활을 해요. 남편이 내 성감대를 찾아서 애무를 해주기 때문에 나도 충분히 만족할 수 있지요. 체위도 다치기 전과 크게 다르지 않아요. 옆으로 누워 남편이 뒤로 다가오거나 제가 다리를 올린 자세로 부부생활을 하지요. 성생활의 장애나 불만족은 우리 부부에게는 없어요. 남편이 아직 아이를 원하지 않아서 성교 시에는 여전히 콘돔을 사용해요."

"국립재활병원에 오기 전에는 성재활에 대한 이야기를 전혀 듣지 못했어요. 우리같은 척수장애인에게 많이 필요한 것이라고 생각만 하고 있었는데, 국립재활병원에 와서 성재활교육을 받고 부부들끼리 소그룹 상담시간에 그 동안 못했던 솔직한 이야기를 실컷 했더니 막힌 것 뚫리는 듯 속 시원해요. 앞으로 우리부부가 살아나갈 일에 대해 더욱 자신감이 생겼어요."


자 여러분, 잘 읽어보셨어요. 열심히 잘 살고 있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죠? 여러분들도 포기하지 말고 끝없이 노력하세요. '장애인도 결혼할 수 있고, 행복한 결혼생활을 할 수 있다'고 이 연사 큰 소리로 외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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