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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서 선박내·지역감염 등 확산…'32명 감염' 러 선박서 12명 또 확진

중앙일보

입력

'러 선원과 접촉' 내국인 수리공 등 11명 확진

코로나19 확진자가 무더기로 나온 러시아 선박 페트르원호가 29일 부산 영도구 한 수리조선소에서 정박해 있다. 송봉근 기자

코로나19 확진자가 무더기로 나온 러시아 선박 페트르원호가 29일 부산 영도구 한 수리조선소에서 정박해 있다. 송봉근 기자

한 선박에서 32명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러시아 어선 페트르원(PETR1·7733t)호에서 12명이 추가로 확진 판정을 받았다.

러시아 '페트르1호' 24일 32명 이어 12명 추가 확진 #음성판정 후 선박내 격리돼 있던 62명 중 12명 감염 #

 29일 국립부산검역소에 따르면 선원 94명 중 음성 판정을 받았던 페트르원호의 선원 62명 가운데 12명이 추가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로써 지난 24일 확진 판정을 받은 선원 32명을 포함해 총 44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부산검역소 관계자는 “음성 판정을 받고 선박 내 격리돼 있던 선원 62명 중 2명이 지난 28일 오한 증세를 보이기 시작했다”며 “62명을 전수조사한 결과 12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말했다. 12명 중 유증상자는 2명이며, 10명은 무증상 감염자다. 12명은 29일 오전 11시 감염병 전담병원인 부산의료원으로 이송돼 입원할 예정이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선박 내에서는 격리가 제대로 되지 않아 집단감염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현실이 됐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김길수 한국해양대 교수는 “선박 내 객실은 수송관(덕트·duct)과 환기구가 다 연결돼 있어서 확진자가 있으면 집단감염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선박은 구조적으로 ‘자가격리’를 할 수 없는 만큼 확진자가 발생하면 선박 내 선원을 외부 격리시설로 이송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선박 내 집단감염…2차 지역감염도 확산 

 해양수산부가 부산 중구에 외국인 선원 격리시설을 확보했지만, 포화 상태다. 부산검역소 관계자는 “선박 내 격리된 선원을 외부 격리시설로 보내기 위해 알아봤지만 이미 시설이 다 찼다고 한다”며 “어쩔 수 없이 선원 50명은 또 선박 내 격리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러시아 선원 발(發) 2차감염 확산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페트르원호에 승선해 선박 수리작업을 한 수리업체 직원 8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데 이어 29일에는 수리업체 직원 1명이 추가 확진 판정을 받았다. 지난 23일부터 선박 수리업체 직원이 확진 판정을 받기 시작했고, 수리업체 직원과 접촉한 가족 2명이 각각 지난 26일, 27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로써 페트르원호 선원과 접촉해 지역사회 감염으로 이어진 사례는 11명으로 늘었다. 부산시 보건당국은 감염 경로를 역학 조사 중이다.

 부산=이은지 기자 lee.eunji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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