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먹을 기분 아니다" 주호영, 거여 입법 폭주에 만찬 불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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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국회의장실에서 열린 국회의장과 원내대표 정례회동에서 박병석 국회의장과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 미래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가 인사를 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28일 국회의장실에서 열린 국회의장과 원내대표 정례회동에서 박병석 국회의장과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 미래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가 인사를 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부동산 세법 처리 등을 둘러싸고 여야의 갈등이 고조되면서 28일 박병석 국회의장 주재로 예정됐던 여야 원내대표 만찬 일정이 취소됐다.

국회와 여야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날 저녁 의장 공관에서 박 의장 주재로 교섭단체 원내대표단 초청 간담회가 만찬을 겸해 열릴 예정이었으나, 오후 미래통합당이 불참 의사를 통보해 일정이 취소됐다.

민주당 김영진 원내수석부대표는 “통합당이 불참 의사를 밝혀서 자동 취소됐다”고 말했다. 주 원내대표는 불참 사유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밥을 먹을 기분이 아니다”라고 답했다.

이날 만찬 취소는 이날 국토교통위원회·기획재정위원회·행정안전위원회에서 빚어진 여야 간 갈등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

7·10 부동산 대책 후속 법안과 관련된 이들 상임위에서 통합당 소속 위원들은 여당이 절차를 무시하면서 상임위 법안 통과를 밀어붙인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통상 상임위에서 첫 전체회의를 열면 간사 선출, 법안심사소위원회 구성, 소관 부처 업무보고가 이뤄지는데 이를 건너뛰고 법안 처리부터 강행했다는 것이다.

통합당은 이를 두고 “청와대의 부동산 청부입법”이라며 “국회의장단과 상임위원장을 독식한 민주당의 의회독재가 도를 넘고 있다”고 규탄했다.

앞서 이날 오전에도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와 주 원내대표는 박 의장과 만나 현안에 관한 논의를 했지만 부동산 관련 법안에서는 합의점에 이르지 못했다.

이어 오후에 민주당이 상임위별로 부동산 관련 법안 강행 처리에 나서면서 통합당이 강력하게 반발하는 등 파열음이 빚어졌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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