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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아이 입양한 톰슨, PGA투어 우승 겹경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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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마이클 톰슨. [EPA=연합뉴스]

마이클 톰슨. [EPA=연합뉴스]

마이클 톰슨(35·사진)이 27일(한국시각) 미국 미네소타주 블레인의 TPC 트윈시티스에서 끝난 미국 프로골프(PGA) 투어 3M 오픈에서 우승했다. 그에게는 가족이 우승의 원동력이었다.

3M오픈서 7년 만에 정상

톰슨 부부는 불임이다. 첫째를 입양했던 그는 4월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취소 직후 둘째를 입양하러 캔자스주 토피카에 갔다. 톰슨은 출산을 지켜봤고, 탯줄도 직접 잘랐다. 미국 골프다이제스트는 “이 일이 톰슨을 겸손하게 만들었다. 생명의 탄생을 직접 눈으로 본다면 골프는 생각보다 덜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고 썼다.

세상일이 쉽게 풀리지는 않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미국에서 셧다운이 실시됐다. 2주면 끝날 행정 절차가 5주나 걸렸다. 조지아주의 집에 돌아갈 일이 막막했다. 갓난아기와 세 살짜리를 데리고 장거리 자동차 여행은 무리였다. 톰슨은 캔자스주에 집을 얻었다. PGA 투어가 중단된 게 그나마 다행이었다. 톰슨은 “경기를 하고 싶었지만, 가족도 돌봐야 했다”고 말했다.

우여곡절 끝에 투어가 재개됐고, 이번에 우승했다. 톰슨은 2012년 US오픈에서 준우승, 2013년 혼다 클래식에서 우승했다. 이후 성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톱10에 든 게 세 번뿐이다. 시드를 잃어 2부 투어로 내려가기도 했다. 코로나19 유행 속에서도 아이 입양을 결심했고, 곧바로 우승했다. 7년 4개월 만의 우승이다. 코로나19로 대회가 줄어 투어카드를 지키는 것도 만만치 않았는데, 이번 우승으로 모든 걱정을 털었다.

버바 왓슨도 2012년 마스터스 우승 때 눈물을 쏟으며 “13일 전 입양한 아이가 큰 힘이 됐다”고 말한 적이 있다. 톰슨도 경기 후 눈물을 글썽이며 “가족이 보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입양이 위대한 건 피가 섞이지 않은 사람을 가족으로 받아들여 키우는 궁극적인 사랑의 실천이기 때문이다. 어떻게 될지 두렵기도 했는데, 아이를 안는 순간 사랑이 샘솟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성호준 골프전문기자 sung.ho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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