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준 "수도 이전, 덜렁 청와대·국회만 옮긴다고 되겠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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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준 미래통합당 세종시당위원장. 뉴스1

김병준 미래통합당 세종시당위원장. 뉴스1

김병준 미래통합당 세종시당위원장은 최근 여당 중심으로 논의 중인 세종특별자치시 행정수도 완성 문제와 관련해 “덜렁 청와대와 국회만 옮긴다고 해서 완성되는 게 아니다”고 지적했다.

김 위원장은 27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 인터뷰에서 “지금 세종시를 보면 부처가 상당히 많이 옮겨갔는데도 자족도시로서의 모습, 중요한 신도시로서의 위상을 가지고 있지 못하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또 “균형발전 측면에서도 흡인력이 전혀 없다”며 “충청권 분들이 세종시로 옮겨오지 수도권 인구의 이동은 아주 미미하고 공무원들조차 가족 단위로 안 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현재 더불어민주당에서 이뤄지고 있는 방안들에 대해 ‘준비가 덜 됐다’고 평가했다. 앞서 민주당은 수도 이전의 완성을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히며 ‘청와대, 국회 할 것 없이 다 옮기자’고 제안했다.

김 위원장은 “(세종시가) 현재 균형발전뿐 아니라 신도시 개념으로서도 제 역할을 못 하고 있는데 이게 그냥 옮긴다고만 해서 되는 게 아니고 나머지 부속 작업들이 다 돼야 한다”면서 “그런 데 대한 고민이 전혀 없는 상태에서 불쑥 이렇게 제기하니까, 요즘 안 그래도 부동산 문제도 있고 정권 차원의 도덕성 문제도 생기고 하니 덜렁 그냥 던져 놓은 것 아니냐는 생각이 드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특별자치 뜻에 맞는 정도의 분권과 자율 권한, 규제 완화, 이런 것들을 통해 수도권 인구와 기업들을 끌어달길 수 있는 흡입력을 가지도록 만들어줘야 한다”며 “정권이나 의회 권한이 끌어들이는 흡입력은 약하다”고 주장했다.

앞서 페이스북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먼저 세종청사로 내려가 며칠씩 근무해야 한다’고 주장한 데 대해선 “당장 내려가서 현실을 보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은 “지금 이분들이 균형발전에 대해 전문가도 아니고 또 그렇게 고민을 많이 하셨던 분들이 아니다. 문 대통령만 하더라도 균형발전회의에 참석한 게 초기에 한 번인가 그 정도”라며 “그런 정도의 의지를 가지고 이렇게 덜렁, 그러니까 고민 정도가 낮다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제대로 하려면 제대로 알고 균형발전이 어떻게 해서 될 수 있는지, 세종시를 어떻게 만들어가야 하고 소기의 목적을 어떻게 얻을 것인가, 이렇게 고민을 같이하자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야당을 향해서도 “우선 지금 미래통합당 내에 특별기구가 먼저 나와야 된다”며 “당론을 모으고 그 다음에 실질적으로 수도 이전에 대한 고민을 지금보다 더 해야 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전을 위한 개헌 논의에 대해서도 “개헌을 하면 제일 좋지만 개헌이 얼마나 어렵운지 다 알지 않은가”라면서 “개헌을 하지 않고 할 수 있는 방안을 찾으면 되는데, 지금 헌재 결정문을 보면 국회와 대통령의 집무실 소재지를 수도로 보고 있다. 그렇다면 분원이 아니라 제2원을 설치한다든가, 대통령 제2집무실을 설치한다든가 그렇게 하다 보면 충분히 (실질적으로) 가능한 일”이라고 말했다.

김은빈 기자 kim.eunb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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