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드·폴크스바겐 “LG-SK소송전, 공급붕괴·일자리 감소 우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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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에 들어가는 배터리 팩 모습. 사진 SK이노베이션

전기차에 들어가는 배터리 팩 모습. 사진 SK이노베이션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이 미국에서 진행 중인 전기차 배터리 소송에 대해 미국 포드와 독일 폴크스바겐이 우려하는 입장을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 최근 전달했다고 외신들이 보도했다.

21일(현지시각) 로이터·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포드와 폴크스바겐은 한국의 배터리 제조사들 간 법적 분쟁이 주요 전기차 부품 공급 중단과 미국의 일자리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의 입장을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 전달했다.

포드는 2022년부터 전기트럭 ‘F-150’을 생산할 계획이며 폴크스바겐도 2022년 테네시주에 전기차 공장을 건설할 예정이다. 양사는 모두 SK이노베이션으로부터 배터리를 공급받기로 했다. 포드는 “수입 금지 결정이 내려지면 포드 공장뿐 아니라 부품 공급처와 자동차 딜러 등 관련 종사자들의 일자리가 위험해질 것”이라는 입장을 ITC에 전달했다. 포드는 공급 업체를 대체할 수 있다는 가능성에 대해서도 “전기차 공급 부족 현상과 배터리의 긴 개발 기간을 고려하면 LG화학이 SK이노베이션 배터리를 대체할 수 있다는 주장을 신뢰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폴크스바겐 역시 지난 5월 “어떤 명령이 내려지더라도 SK이노베이션의 기존 고객들에게 피해가 가는 것을 막아야 한다”며 “공급 차질을 피하려면 SK이노베이션이 미국 공장에서 전기차 배터리를 제조할 수 있도록 허용해야 한다”고 ITC에 요청했다.

LG화학은 지난해 SK이노베이션을 상대로 영업비밀 침해 소송을 ITC에 제기했으며, ITC는 올해 2월 SK이노베이션에 ‘조기패소 판결(Default Judgement)’을 내렸다. 이에 SK이노베이션은 이의를 제기했고, ITC는 이를 수용해 판결 내용을 재검토하고 있다. ITC의 최종 결론은 오는 10월 5일 발표될 예정이다.

이소아 기자 ls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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