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바람 타고 온 '눈병 경계경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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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저녁으로 옷깃을 파고드는 바람은 차갑지만 한낮의 햇살에 졸음을 참을 수 없는 걸 보면 봄은 봄이다.

봄은 어린 아이부터 노인까지 야외활동이 많아지는 계절. 그러나 따뜻하고 건조한 날씨, 게다가 올해는 흙눈까지 뿌려대며 자주 발생하는 황사현상은 인체 중에서도 눈에는 별로 좋을 것이 없다. 촉촉한 눈은 꽃가루나 먼지가 달라붙기에 아주 좋은 상태이기 때문이다.

봄만 되면 안과를 찾는 환자수가 부쩍 는다. 십중팔구 봄바람에 날리는 꽃가루로 인한 알레르기성 결막염이거나 황사먼지에 의한 안질환 때문이다.

알레르기성 결막염은 의학적으로 여러 종류로 분류되는데, 증상은 모두 눈이 가렵고 충혈되며, 심하면 끈끈하고 실같은 점액성 분비물이 나오고 눈꺼풀 안쪽에 오돌도돌한 돌기가 돋고, 드물게는 시력장애와 실명으로까지 이어지기도 한다. 황사현상에 의한 안질환 역시 황사먼지가 각막을 자극하여 눈이 충혈되고 이물감이 느껴지고 분비물이 나오기도 하며, 심하면 각막상피가 벗겨져 심한 통증과 출혈을 일으키기도 한다.

문제는 이런 봄철눈병을 단기간에 깨끗이 낫게 할 치료방법이 없다는 것. 다만 증상을 호전시키기 위해 항알레르기제제나 항히스타민제제를 사용한 안약을 처방한다. 그러나 다행히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낫고, 나이가 들수록 증상도 가볍고 드물게 나타난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눈병이다 싶어 환자의 임의대로 안약을 넣는 것은 금물이다.

밝은세상 안과의 김진국원장은 "일시적인 증상완화를 위한 자가요법으로 전문의의 처방없이 약국에서 구입한 안약을 투여하면 증상을 호전시킬 수 있지만 장기간 사용시 녹내장, 백내장, 세균감염 등의 위험이 뒤따르므로 반드시 안과처방을 받아야 한다."고 말한다.

또 주의할 것은 눈이 가렵다고 마구 비비거나 소금물로 씻는 것은 오히려 증상을 악화시킬 뿐이므로 참는 수 밖에 없다. 심하게 가려울 때는 하루 4∼8회 3분씩의 냉찜질이 효과를 볼 수 있다.

결국 봄철눈병을 피하기 위해선 가급적 외출과 야외활동을 줄이고, 외출시에 눈에 밀착되는 선그라스를 쓰는 것도 한 방법이다. 밖에서 돌아오면 즉시 눈을 깨끗한 생리식염수로 닦고, 콘텍트렌즈를 착용하는 사람은 더욱 세심하게 소독해야 한다. 이 정도의 수고라면 맑고 초롱초롱한 눈으로 봄을 환하게 맞을 수 있다.

봄철눈병에 좋은 식품

결명자차나 구기자차가 눈에 좋은 것은 이미 많이 알려진 사실. 또 국화차는 눈이 충혈되고 아플 때 증세완화에 도움을 주고, 감잎차는 눈의 피로를 회복시키는데 뛰어난 약효를 발휘한다. 냉이나 호박, 사과는 비타민A가 많아 건조한 봄날씨에 눈을 마르지 않게 보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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