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부지방에 많은 비를 뿌리던 장마전선이 중부지방까지 뻗쳤다.
기상청은 22일 “낮 동안 남부와 중부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천둥‧번개를 동반한 매우 강한 비가 내릴 것”이라며 “구름대가 이동하면서 국지적으로 매우 강한 비가 짧은 시간에 내릴 수 있어, 물이 급격히 불어날 수 있는 계곡‧하천 인근 야영객들은 휴가철 안전사고에 유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시옷'자 비구름대… 경북·경기·충북 호우특보
22일 오전 10시 기준 경기남부, 충북북부, 경북북부 일부 지역에 호우특보가 발효돼있다. 기상청은 “경기남부와 충북북부 지역에 걸친 비구름은 거의 한 자리에 머물고 있어, 호우특보가 내려진 지역은 시간당 10~30㎜의 매우 강한 비가 내릴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며 “그밖에 서울과 경기북부, 경상도, 전라도, 강원영서남부에도 5㎜ 내외의 비가 내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남부지방 동서로 걸쳐져 있는 비구름대는 시간당 40㎞씩 동쪽으로 이동하며 비를 내리고, 서해남부해상에서 새로운 강한 비구름대가 시속 60㎞로 다가오고 있다.
남부지방에 머물던 장마전선은 21일부터 22일 오전 11시까지 가야산 133.5㎜, 부산 110㎜, 경남 합천 92.7㎜, 경주 88.5㎜, 전북 장수 88.1㎜, 구례 77.5㎜ 등 남부지방에 이미 많은 비를 내렸다. 충북 제천 85㎜, 경기 의왕 85.5㎜, 수원 88.8㎜, 서울 송파 16.5㎜ 등 중부지방의 강수량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폭염인 줄 알았는데… 중부 출근길 폭우
오전 4시 예보까지만 해도 폭염주의보가 내려졌던 중부지방의 특보도 비가 내리면서 해제됐다. 당초 장마전선의 비구름이 남부지방에 동서로 걸쳐져 비를 내리고, 중부지방은 최고 33도가 넘는 폭염이 예보됐지만 오전 중 비구름이 경상도부터 경기도까지 대각선으로 생겨나면서 중부지방의 폭염특보도 호우특보로 바뀌었다. 기상청은 “서해상에 작은 저기압이 생기면서 당초 예상보다 장마전선이 북쪽으로 30㎞ 정도 더 올라와 서울까지 비를 내렸다"며 "한반도 양쪽에 위치한 고기압이 북상하는 장마전선을 막아서면서 그사이 경계로 비구름이 늘어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상청 윤기한 사무관은 “기온이 오르는 낮 동안에는 수증기가 줄어들어 일시적으로 비가 조금 약해졌다가, 밤에 기온이 떨어지면 다시 수증기가 응결돼 구름에 더해지면서 비가 강해질 수 있다”며 “다만 이번 비는 정체전선 말고도 작은 저기압과 고기압이 복잡하게 얽혀, 비가 내리는 지역과 강수 세기가 변칙적으로 바뀐다"고 설명했다. 서울은 22일 오후부터 서서히 비가 약해지다가 밤부터 잠깐 그치고, 23일 오전부터 다시 비를 내릴 것으로 보인다.
23일은 전국 많은 비
이번 비는 24일까지 이어진다. 윤 사무관은 “중국 산둥반도 쪽에서 새로 저기압이 만들어져 서해상으로 오면서 비구름을 만들어 장마전선에 보태고, 넓어진 장마전선 비구름대의 영향으로 23일 오후부터 전국적으로 비가 더 많이 올 수 있다”며 “특히 수증기가 불어 들어오는 남서부 해안가와 바람이 걸리는 산지에서 집중적인 비가 내릴 수 있어 침수, 시설물 붕괴 등 비 피해에 대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장마전선은 7월 말인 다음 주까지 유지되면서 서서히 잦아들 것으로 보인다. 윤 사무관은 "현재 예보로는 다음 주까지 비가 예정돼있지만, 변동성이 크다"며 "다음 주면 장마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긴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연 기자 kim.jeongyeo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