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이냐 4일이냐…임시공휴일 지정에 난데없는 ‘사흘’ 논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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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준국어대사전에 나오는 사흘. [사진 네이버사전 캡처]

표준국어대사전에 나오는 사흘. [사진 네이버사전 캡처]

8월 17일이 임시공휴일로 지정되면서 광복절(8월 15일)부터 다음 주 월요일(17일)까지 쉴 수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21일 인터넷에서 ‘사흘’ 논란이 벌어졌다.

임시공휴일 지정 기사와 각종 커뮤니티 게시판,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서 ‘15, 16, 17일을 쉬면 3일인데 왜 사흘이라고 거짓말하냐’ ‘기자가 14일 연차 내서 자랑하려고 사흘이라 쓴 건가?’ ‘어려운 한자 쓰지 말자’ 등의 댓글이 달린 것.

표준국어대사전에 등록된 ‘사흘’은 ‘세 날’ 즉, ‘3일’을 뜻하는 우리말이다. 숫자 4, 넉 사로 오해할 수 있는 ‘사’가 들어가 4일로 착각한 이들이 생기면서 ‘사흘’이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오르기도 했다. 하루 지난 22일까지도 ‘사흘’은 여전히 실시간 검색어 상위에 자리하고 있다.

이런 난데없는 ‘사흘’ 논쟁에 많은 네티즌은 ‘대한민국 공교육은 망했다’ ‘모르면 찾아보고 댓글을 써라’는 지적에서부터 ‘이번 기회에 우리말을 알게 되는 계기가 되면 좋겠다’ ‘하루, 이틀, 사흘, 나흘, 닷새, 엿새, 이레, 여드레, 아흐레, 열흘을 확실히 알게 됐다’는 반응을 보였다.

8월 임시공휴일

8월 임시공휴일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21일 국무회의에서 “코로나 장기화로 지친 국민께 짧지만 귀중한 휴식의 시간을 드리고자 한다”며 ‘관공서의 임시공휴일 지정안’을 처리했다.

문 대통령은 “현충일과 광복절이 주말과 겹쳐 쉴 수 있는 공휴일이 줄어든 것을 감안했다”며 “모두의 안전을 위해 불편을 감수하며 묵묵히 이겨내고 있는 국민께 작은 위로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이어 “방역 현장을 지켜야 하는 분들, 연휴 없이 일해야 하는 분들, 공장 문과 상점 문을 닫을 수 없는 분들에 대한 연대와 배려의 마음 또한 잊지 않는 공휴일이 됐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이지영 기자 lee.jiyo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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