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Q&A]해외선 알레르기 유발한다는데···'깔따구 수돗물' 괜찮을까

중앙일보

입력

20일 오후 인천시 계양구 지역 상수도관과 연결된 한 소화전에서 인천상수도사업본부 북부수도사업소 직원들이 스타킹을 이용해 수질을 점검하고 있다. 연합뉴스

20일 오후 인천시 계양구 지역 상수도관과 연결된 한 소화전에서 인천상수도사업본부 북부수도사업소 직원들이 스타킹을 이용해 수질을 점검하고 있다. 연합뉴스

수돗물 유충 사태가 발생한 인천 공촌정수장 외에도 6곳에서 유충이 또 발견되면서 수돗물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환경부 조사 결과, 유충이 발견된 곳은 인천 공촌·부평, 경기 화성, 김해 삼계, 양산 범어, 울산 회야, 의령 화정정수장 등 7곳이다.

수돗물에서 유충이 발견됐다는 신고도 잇따르고 있다. 서울 양천구와 동작구, 광진구 등에서도 유충을 발견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유충이 나오는 지역을 중심으로 생수와 샤워기 필터 판매도 급증했다. 수돗물 유충 사태에 관한 궁금증을 Q&A로 정리했다.

①깔따구 유충, 몸에 해롭나요?

현미경으로 본 등깔따구 유충. 국립생물자원관

현미경으로 본 등깔따구 유충. 국립생물자원관

인천 수돗물에서 발견된 유충은 등깔따구의 유충으로 확인됐다. 등깔따구는 국내에 가장 많이 서식하는 깔따구류 중 하나다.

해외에서 깔따구 성충이 알레르기 등을 유발한다는 보고가 있지만, 유충에서 비롯된 피해는 알려진 바가 없다. 박선재 국립생물자원관 연구관은 “해외에서 깔따구가 알레르기를 유발한다는 연구결과가 있지만, 이는 성충을 대량으로 취급했을 경우에 해당한다”며 “국내에서는 깔때기로 인한 피해사례가 보고된 적은 없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깔따구는 기생충이 아니어서 몸에 들어가도 소화가 된다고 설명했다. 유충을 먹었더라도 체내에서 번식하지 못하기 때문에 구충제를 안 먹어도 된다는 뜻이다.

수돗물에서 유충이 나왔다는 게 수질 기준을 위반하는 건 아니지만, 위생 관리에는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시민단체 수돗물시민네트워크는 “수돗물에서 유충이 나왔다는 것만으로 충분히 심각한 상황이며 다른 형태의 오염이나 위해가 없을지에 대해서는 장담할 수 없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②수돗물 마셔도 괜찮나요?

20일 오전 경기도 용인시상수도사업소 용인정수장에서 관계자들이 안전한 수돗물을 위해 여과지 활성탄 검체 채취 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20일 오전 경기도 용인시상수도사업소 용인정수장에서 관계자들이 안전한 수돗물을 위해 여과지 활성탄 검체 채취 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환경부는 수돗물 사용에 대해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유충이 발견된 정수장 중 인천 공촌·부평정수장을 제외한 나머지 5곳에서는 정수장 이후 단계의 수돗물에서는 유충이 나오지 않았다. 환경부 관계자는 “관로 말단 및 배수지에도 거름망을 설치하여 확인 중이나 현재까지 유충 등은 발견되지 않았다”며“정수장 물을 사용하는 가정에서도 유충이 발견됐다는 신고가 없었다”고 말했다.

서울, 부산 등 유충이 발견됐다는 신고가 접수된 지역도 수돗물과 큰 관련이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환경부에 따르면, 20일까지 서울과 부산, 경기 화성·파주 등에서 접수된 유충 발견 민원 총 19건을 현장 조사한 결과, 수돗물 공급 과정에서의 문제는 아닌 것으로 파악됐다.

서울의 경우 오피스텔 욕실 바닥에서 유충이 발견됐으나 수돗물에서 유충이 발견되지는 않았다. 환경부는 배수구 등 외적 요인을 통한 발생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수돗물에서 깔따구 유충이 발견된 인천 일부 지역은 사정이 다르다. 인천시는 깔따구 유충이 발생된 수돗물에 대해 생활용수로 쓰는 건 문제가 없지만, 음용은 자제하라고 공지했다. 환경부도 “직접 마시는 것은 자제하고, 최대한 주의해서 세수나 샤워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③수돗물 유충에 오염된 것 아닌가요?

인천 서구 일대 수돗물에서 발견된 유충. 연합뉴스

인천 서구 일대 수돗물에서 발견된 유충. 연합뉴스

환경부는 수돗물에 유입된 깔따구가 수도관 속에서 번식해 수돗물 공급 과정을 오염시킬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판단했다.

환경부 관계자는 "수돗물 내 유충이 섭취 가능한 유기물이 적기 때문에 수돗물에 유입된 깔따구가 관로상에서 증식해 수돗물 공급 과정을 오염시킬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말했다.

또 “공촌과 부평정수장 역시 유충 유입 경로를 이미 차단했고, 아직까지 관로상에 남아있는 유충만 배출되면 문제가 해소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천권필 기자 feeling@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