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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홍콩 범죄인 인도조약 중단"…중국 "잘못된 길 간다" 경고

중앙일보

입력

왕원빈(汪文斌) 중국 외교부 대변인. 로이터통신=연합뉴스

왕원빈(汪文斌) 중국 외교부 대변인. 로이터통신=연합뉴스

중국 정부가 홍콩과의 범죄인 인도조약을 철회하겠다고 밝힌 영국을 향해 “잘못된 길로 가고 있다”고 경고했다.

20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왕원빈(汪文斌)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우리는 이 같은 행위를 강력하게 규탄한다. 중-영 관계 악화를 막기 위해 영국이 더는 잘못된 길로 가지 않기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왕 대변인은 이어 “홍콩과 관련된 (영국의) 이 같은 언급은 ‘홍콩보안법’이 일국양제 체제의 지속적인 성공을 위한 것이라는 기본 사실을 외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도미니크 라브 영국 외무부 장관은 보안법 도입 등 중국의 홍콩 탄압을 이유로 범죄인 인도조약을 중단 및 폐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제재안 내용은 이날 오후 영국 의회에서 발표된다.

가디언은 또 영국 정부가 ‘마그니츠키 법’에 의거, 중국 신장위구르 자치구에서 소수민족을 탄압한 중국 관료들의 영국 입국을 제한하거나 자산을 동결하는 등의 제재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도미니크 라브 영국 외무부 장관. 로이터통신=연합뉴스

도미니크 라브 영국 외무부 장관. 로이터통신=연합뉴스

2012년 통과된 ‘세계 마그니츠키 인권 책임법’은 각 정부에 인권 탄압에 연루된 외국 공무원을 제재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한다. 미국도 9일 이 법안을 근거로 신장자치구 관계자들에 대한 제재안을 내놨다.

지난 14일 영국은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 퇴출을 공식 발표하기도 했다. 영국 이동통신사들은 연말부터 화웨이의 5세대(5G) 네트워크 장비를 신규 매입할 수 없고, 이미 들여온 장비들은 2027년까지 철수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같은 결정의 배경에는 영국 보수당의 ‘대중 강경파’들이 있다고 가디언은 분석했다. 실제로 전날 토비아스 엘우드 영국 국회 국방위원장은 BBC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영국은 지난 수십년간 중국에 속아왔다”면서 “우리는 서서히 냉전을 향해 가고 있다. 나는 이 사실을 염두에 두고 우리의 모든 외교 정책을 초기화해야 한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이병준 기자 lee.byungju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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