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우치 미 전염병연구소장 “코로나 바이러스 전염 잘 되게 변이”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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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3호 06면

앤서니 파우치

앤서니 파우치

“코로나 바이러스가 전염이 잘 되게 변이한 것 같다.”

앤서니 파우치(사진)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이 코로나 바이러스가 계속해서 변이를 일으키면서 감염력이 커졌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달 들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는 미국에서만 하루 5만 명 넘게 쏟아지고 있다. 전 세계에선 하루 20만 명에 육박하는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다. 이처럼 코로나 바이러스가 폭발적으로 재확산하고 있는 것은 “바이러스의 변이 때문”이라는 게 파우치 소장의 추정이다.

파우치 소장은 지난 2일(현지시간) 미국 의학협회 저널과의 인터뷰에서 “데이터에 따르면 코로나 바이러스가 더욱 잘 복제되고 양도 늘어나는 돌연변이가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특정 개인이 이에 더 치명적인지 여부와 상관없이 단지 바이러스가 더 잘 복제되고 더 잘 전이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숨야 스와미나탄 세계보건기구(WHO) 수석 과학자도 이날 기자회견에서 “코로나 바이러스의 자연적인 변이가 예상된다”며 “스파이크 단백질과 같은 치명적인 부분에서 변이가 일어난다면 이는 백신 개발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코로나 바이러스가 전염성이 강한 쪽으로 변이하고, 그것도 스파이크 단백질에서 변이가 일어나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속속 나오면서 우려를 증폭시키고 있다. 미 플로리다주 스크립스 연구소 연구팀은 지난달 코로나 바이러스가 돌연변이를 통해 스파이크 단백질을 더 많이 만들어내 인간 세포에 훨씬 쉽게 침투하고 있다는 사실을 실험 결과 밝혀냈다. 로스 앨러모스 미 국립연구소 연구팀도 코로나 바이러스의 14가지 변종을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스파이크 단백질이란 바이러스 표면에 돌기처럼 오톨도톨 튀어나온 단백질이다. 코로나 바이러스는 이 스파이크 단백질을 통해 인체 세포의 수용체와 결합하고 숙주에 침입한다. 백신 개발도 스파이크 단백질의 무력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따라서 스파이크 단백질에서 변이가 발생할 경우 백신의 효용성도 크게 떨어질 수밖에 없다.

임선영 기자 youngc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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