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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망령났나' 질문에, 트럼프 "살아있는지도 몰라" 조롱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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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 트럼프는 지난 3월 2일 백악관에서, 바이든은 2월 22일 네바다주에서 모습이다. [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 트럼프는 지난 3월 2일 백악관에서, 바이든은 2월 22일 네바다주에서 모습이다. [AFP=연합뉴스]

106일 남은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인신공격과 일방적 주장이 난무하고 있다.

트럼프, 폭스뉴스 인터뷰서 바이든 인신공격 #"살아있는지도 몰라…두 문장도 말 못해" #대선 승복? "가봐야 안다" 불복 가능성 제기 #"코로나19 검사 늘어 확진자 증가" 주장 #폭스뉴스 "검사 36% 늘 때 확진 194% 증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조 바이든 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망령 났다고 생각하느냐는 사회자 질문에 "그렇게 말하지는 않겠다"면서도 "그는 대통령이 될 능력이 없다. 그는 자신이 살아있는지조차 모른다"고 답했다.

트럼프는 "바이든은 두 문장을 말하지도 못한다"면서 공개 행사에서 "프롬프터를 읽고 내려온다. 같은 말을 반복한다"고 비아냥댔다.

18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폭스뉴스 선데이와 인터뷰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인터뷰에서 "조 바이든은 버니 샌더스와 공동 공약 합의문에서 경찰에 대한 자금 지원 중단과 경찰 폐지하자고 했다"고 주장했다가 "그런 적이 없다(Sir, he does not)"이라고 반박했다. [유튜브]

18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폭스뉴스 선데이와 인터뷰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인터뷰에서 "조 바이든은 버니 샌더스와 공동 공약 합의문에서 경찰에 대한 자금 지원 중단과 경찰 폐지하자고 했다"고 주장했다가 "그런 적이 없다(Sir, he does not)"이라고 반박했다. [유튜브]

하지만 미국인들은 바이든이 트럼프보다 정신적으로 더 건강하다고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발표된 폭스뉴스 여론조사에서 트럼프가 정신적으로 건강하다고 생각하는 응답자는 43%, 바이든을 꼽은 사람은 47%였다. 어느 후보도 50% 넘는 지지를 받지는 못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인지기능 검사 시험을 치르자고 인터뷰 중에 제안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인지기능 검사를 받았다고 소개하면서 "질문이 매우 어려운데 35개 문항 모두 통과했다"고 자랑했다.

이에 사회자인 크리스 월리스가 "나도 시험을 봤는데, 그리 어렵지 않았다. 이게 뭐냐고 물으면 코끼리라고 대답하는 수준이었다"고 말하자 트럼프는 "바이든은 시험을 통과하지 못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바이든은 이런 인터뷰도 하지 못한다"면서 "아마 바닥에 주저앉아 엄마를 부르면서' 집에 데려다 달라'고 울 것"이라고 조롱했다.

미 민주당 대선후보인 조 바이든이 6월30일 델라웨어주 윌밍턴 유세현장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코로나19 대응을 비판하고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미 민주당 대선후보인 조 바이든이 6월30일 델라웨어주 윌밍턴 유세현장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코로나19 대응을 비판하고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선거에서 질 경우 결과에 승복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봐야 한다, 단순히 예 또는 아니오라고 답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훌륭한 패자'가 될 수 있는지 묻는 말에도 "상황에 따라 다르다. 닥치기 전에는 나도 모른다"면서 "우편 투표는 선거를 망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근거를 제시하지 않은 채 우편 투표가 선거 부정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그럴 경우 결과에 승복하지 않을 수 있음을 시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6년 대선에서도 결과에 승복할 것이냐는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힐러리 클린턴 당시 민주당 대통령 후보도 트럼프에게 진 뒤 승복하지 않았다.

미국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증가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진단검사를 많이 해 확진자가 늘어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어떤 나라도 우리만큼 검사하지 않았다"면서 "세계가 우리를 부러워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사회자는 "검사 수는 37% 늘어난 반면 확진자 수는 194% 증가했다"면서 "단순히 검사가 늘어서가 아니라 바이러스가 퍼지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자 트럼프 대통령은 "코감기 좀 걸렸다고 검사를 한다"면서 "예컨대 99.7%가 금세 회복하기 때문에 확진 사례 가운데 상당수는 사실 확진으로 볼 필요도 없다"며 심각성을 일축했다. 코로나19에 걸리더라도 많은 경우 저절로 낫는데, 검사를 통해 사례를 찾아내 "문제를 만들고 있다"라고도 했다.

4월16일 백악관에서 브리핑 중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3월 대선후보 토론에 참석한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 [AP·로이터=연합뉴스]

4월16일 백악관에서 브리핑 중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3월 대선후보 토론에 참석한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 [AP·로이터=연합뉴스]

미국 내 코로나19 확진자는 370만명을 넘어섰다. 지난 4월에는 하루 확진자가 3만5000명 수준이었으나 지난주에는 하루 7만7000명까지 치솟아 두 배 넘게 늘었다. 사망자는 14만 명을 넘었다.

확진자가 급증한 일부 주 정부가 경제 활동 정상화를 철회하고 다시 봉쇄 조치에 들어가는 데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에서 내가 패배하게 하기 위해 일부러 그러는 것"이라는 주장을 폈다. 정상화를 지연시켜 경제 회복을 더디게 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불리한 여건을 만들려고 한다는 주장이다.

이날 발표된 폭스뉴스 여론조사에서 바이든 지지율은 49%, 트럼프는 41%로 나타났다. 바이든이 8%포인트 앞섰다. 지지율 격차는 바이든이 12%포인트 앞선 6월(바이든 50%, 트럼프 38%)보다는 줄었다.

코로나19 대응에 대해 바이든을 트럼프보다 더 신뢰한다는 응답은 17%포인트 더 많았다. 인종 차별 문제에서는 바이든이 더 잘할 것이라는 응답이 21%포인트 더 많았다.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여론조사는 가짜"라고 주장했다.

워싱턴=박현영 특파원 hypar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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