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성 박테리아 생성 과정 규명

중앙일보

입력

미국 과학자들이 항생제 내성을 가진 슈퍼 박테리아가 생성되는 과정을 규명, 새로운 의약품 개발이 기대되고 있다.

샌프란시스코 캘리포니아대(UCSF) 장훙중 박사팀은 미국 과학전문지 `사이언스'최신호(9일자)에서 박테리아가 페니실린 같은 항생제에 내성을 형성하게 되는 유전적 변화 과정을 규명해냈다고 밝혔다.

이같은 연구결과는 상처 감염과 식중독 등을 일으키는 포도상구균 등 항생제 내성균에 의한 감염질환에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신약 개발 가능성을 한층 높여 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최근 `슈퍼 버그' 또는 `슈퍼 박테리아'로 불리는 항생제 내성 박테리아가 세계적으로 급속히 확산되면서 박테리아는 병원의 골칫거리가 되고 있을 뿐 아니라 의학계가 해결해야할 과제가 되고 있다.

과학자들은 페니실린이 박테리아에 결합할 때 일어나는 복잡한 신호전달 과정에서 박테리아의 유전자 2개에 변이가 일어나면서 항생제에 대한 내성을 갖게 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장 박사팀은 이번 연구에서 이같은 유전자 변이의 원인이 되는 신호전달 경로에서 나타나는 연쇄반응 과정을 밝혀냈다.

연구팀은 논문에서 "유전자 변이를 일으키는 신호전달 경로를 방해하는 화합물들이 항생제 내성을 가진 포도상구균에 대한 베타(β)-락탐(페니실린 계열의 항생제)의 기능을 회복시켜주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사이언스는 같은 호에 게재한 논평에서 "연구팀이 밝혀낸 것과 같은 방식을 사용하면 포도상구균이 항생제 내성을 갖게 된 경로를 역으로 이용해 이들을 박멸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권오연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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