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주치의 허갑범 교수 "원샷 피하고 석잔 이상 들지 마세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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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주치의인 허갑범(許甲範)연세대 의대 교수가 지난 22일 제11대 한국 성인병예방협회장에 선임됐다.

그는 먼저 노(老)대통령의 건강 유지 비결부터 들려 줬다.

"대통령은 약간 과식을 하는 편이었고 운동이 부족해 복부비만이 있었습니다. 특히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시더군요.

그래서 영양을 조사한 뒤 식단을 교정했고 점심식사 후엔 무조건 주무시라고 권했습니다. 연세가 들면 저녁에 숙면이 어려우니 낮에 반드시 쉬어야 한다고 말이죠. "

許교수는 "라이프 스타일을 조절한 결과 대통령은 체중도 알맞게 줄었고 건강도 아주 좋다" 고 말했다.

자신의 건강유지법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아침은 빵.치즈.요구르트를 반드시 챙겨 먹고, 점심 식사 후엔 20분 정도 산책하고, 적어도 하루 6~7시간은 충분히 자고….

그는 "성인병은 일종의 '생활습관병' 인만큼 '푹 자고 자연식품을 규칙적으로 들되 배부르게 먹지 말라" 고 강조했다.

"성인병 예방 캠페인을 적극 벌일 생각입니다. 정부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

許교수에 따르면 미국의 경우 2억 인구 중 약 8%인 1천6백만명이 당뇨를 앓고 있다고 한다. 약값 등 직접비용만도 연 9백억 달러, 노동력 상실 등에 따른 간접비용까지 합치면 연 1천6백억달러가 든다는 것이다.

"생활을 잘 관리하면 성인병을 예방할 수 있는데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고 있는 셈이죠. "

우리나라 역시 당뇨.고혈압.동맥경화 등의 성인병 환자들이 지난해 민간요법이나 생약 치료제 등에 쓴 돈은 1조2천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내장 지방을 형성하는 술이나 소프트 드링크를 확 줄이세요. 부득이하게 술을 마시더라도 '원샷' 은 피하고 석 잔 이상 마시지 마세요. " 대통령 주치의의 간곡한 충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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