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부패지수 10계단 추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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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부패지수가 지난해에 비해 0.2점 낮아지면서 세계 50위권으로 추락했다.

부패감시 국제민간단체인 국제투명성기구(TI)가 7일 발표한 2003년 국가별 부패인식지수(CPI)에서 한국은 10점 만점에 4.3점을 기록, 조사 대상 1백33개국 가운데 그리스.코스타리카와 함께 50위를 차지했다.

한국의 부패인식지수가 하락세로 돌아선 것은 SK 분식회계.현대비자금 사건 등 대형 부정사건이 줄을 이은 데다 대선 이후 불거진 정치자금 파문.굿모닝 게이트 등 각종 스캔들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국제투명성기구 한국지부인 반부패국민연대 측은 "세계 50위로 나타난 부패인식지수는 참여정부가 주창하는 세계 20위권의 청렴국가 실현과는 한참 거리가 먼 것"이라며 "이젠 정권 차원이 아니라 국가 차원의 지속 가능한 반부패 실행계획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의 부패인식지수는 1999년 3.8에서 지난해 4.5까지 나아지는 추세를 보였으나 올해 다시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순위도 2000년 48위(1백1개국), 2001년 42위(91개국), 2002년 40위(1백2개국)에서 올해 10계단 후퇴했다. 아시아에서는 싱가포르에 이어 홍콩.일본.대만.말레이시아가 한국보다 상위에 랭크됐다. 다만 중국(3.4점)은 우리보다 낮은 66위를 기록했다.

김정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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