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성인 홍역 예방접종 효과적으로 하려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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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역이 1년 내내 전국에 유행하면서 전염병 예방 대책이 강조되고 있다.
또 최근 5년새 어린이에게 흔한 홍역.수두.볼거리.A형 간염이 성인에게서 발생하고 있다.
어린이와 성인에게 필요한 예방접종의 현황과 대책을 알아본다.

◇ 어린이〓예방접종은 전염병 발생을 막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따라서 출생 후 기본 예방접종은 누구나 받는 게 원칙이다.

미숙아도 예방접종 시기는 출생 후 개월 수를 기준으로 만삭아와 동일하다.

하지만 접종 때 아이가 아프거나 보호자가 잊어버리는 등 여러가지 이유로 열명 중 한명은 예방접종을 제때 하지 못하고 지나친다.

백신 접종 후 항체가 안 생기는 경우도 10% 정도 있다.
서울대병원 소아과 이환종(소아감염학)교수는 "지금처럼 홍역이 몇년에 한번씩 유행하는 것은 면역력이 없는 아이들이 몇년에 걸쳐 누적되기 때문" 이라고 설명한다.

따라서 빠뜨린 예방접종이 있다면 알게 되는 즉시 맞혀야 한다.
예방접종을 받은 후엔 반드시 아기수첩에 기록을 남겨야 한다.

기본 예방접종 이외에 최근 10년 사이에 도입된 특수 예방접종도 많다.
대표적인 예가 수두 백신이다.

수두 백신은 생백신이라 한번 접종으로 면역효과가 우수하며 접종 후 수두를 앓더라도 가볍게 지나간다.
가격이 5만원 내외로 비싼 것이 흠.

영.유아기에 심한 뇌막염의 원인중 하나인 헤모필루스균에 대한 백신도 도입돼 있다.
제조 회사에 따라 생후 2개월 이후에 처음 2~3회를 맞고 15개월께 추가 접종을 해야 한다.

폐구균 백신은 신증후군이나 만성 신장염, 비장이 없는 어린이 등 면역기능이 떨어진 어린이가 접종 대상.

독감 예방접종은 천식처럼 만성 호흡기 질환을 앓거나 신부전.심부전 등 면역기능이 떨어진 어린이, 아스피린을 장기간 복용할 땐 반드시 맞아야 한다.

◇ 성인〓성인 예방접종은 어릴 때 기본 예방접종을 모두 마친 것을 기준으로 한다.
따라서 필요한 경우에 선택적으로 접종하는 것이 원칙이다.

현재 성인용 디프테리아.파상풍 백신은 국내에 도입돼 있지 않은 상태.
한림대 의대 성심병원 가정의학과 조정진 교수는 "1990년대 초 러시아와 동유럽에서 디프테리아가 널리 유행해 수많은 사망자를 냈다" 며 "우리나라도 이런 경우에 대비해 하루 빨리 성인용 디프테리아.파상풍 백신이 도입돼야 한다" 고 강조한다.

만일 어른이 어린이에게서 흔한 전염병을 앓을 땐 증상이 훨씬 심하게 나타난다.
연세대 의대 감염내과 김준명 교수는 "홍역은 물론 수두만 하더라도 어린이들은 대개 며칠 간 열이 나고 여기저기 물집과 고름이 생기다가 1주일쯤 지나면 딱지가 떨어지면서 낫는 반면 어른은 물집이나 고름이 훨씬 심하게 많이 생길 뿐 아니라 폐렴.뇌염.간염 등 합병증 발생이 높고 사망하기도 한다" 고 지적한다.

1998년 여름 청년층에 유행한 A형 간염도 어린이가 앓으면 가벼운 설사병 정도로 지나치지만 어른은 입원할 정도로 심한 간염을 앓는다.

따라서 이런 전염병을 어릴 때 앓은 적도 없고, 예방접종을 한 적도 없는 10대 후반~20대 연령층이 가장 큰 문제다.

서울중앙병원 감염내과 우준희 교수는 "아직 이 연령층에 대해선 홍역.수두.볼거리.A형 간염 등에 대한 예방접종 기준이 없다" 면서 "청년층을 중심으로 서둘러 예방접종 기준이 설정돼야 한다" 고 역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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