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검진 크게 늘어… 대구지역 연 20~30%씩 증가

중앙일보

입력

회사원 김모(35 ·대구시 중구 삼덕동) 씨는 최근 대구시내 한 종합병원에서 부인과 함께 건강진단을 받았다. 검진료는 두 사람에 63만원.

김씨는 “평소 소화불량 증세로 고생을 했다”며 “돈이 좀 들긴 했지만 두 사람 다 ‘이상이 없다’는 통보를 받고 한시름 놓았다”고 말했다.

경제난 속에서도 적잖은 돈을 들여 건강검진을 하는 사람이 부쩍 늘고 있다.

지역 의료계는 전반적으로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이유도 있지만 직장인들 중 ‘어려울 때일수록 건강을 해치면 큰 일’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늘기 때문으로 풀이하고 있다.

동구 신천동 소재 한국건강관리협회 대구지부의 경우 지난해 건강검진자가 2만5천74명으로 1999년 1만8천9백40명 보다 32% 늘었다. 98년 1만3천여 명에 비해서는 두 배 가까이로 증가했다.

건협 대구지부 관계자는 “올들어 하루 검진자가 지난해보다 20%정도 늘었고 대구뿐만 아니라 경북 지역에서도 손님들이 찾아온다”며 “올 연말까지 3만명 정도가 검진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동산의료원은 98년 3천2백67명이던 검진자가 99년 4천7백30명으로,지난해는 5천6백42명으로 크게 늘었다.경기가 급격히 떨어지기 시작한 지난해 하반기 검진자는 오히려 큰 폭으로 증가했다는 것.

경북대병원에도 검진 신청자들이 몰리고 있다.이 병원 종합건강검진센터의 하루 검진능력이 25명에 지나지 않지만 신청자는 3백70여명에 이르고 있다.

이 때문에 신청하더라도 15일 뒤에나 검사를 받을 수 있다는 게 병원측 설명이다.

병원 관계자는 “경기는 나쁘지만 건강검진을 하겠다는 사람은 크게 늘어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5일 건협 대구지부에서 종합검진을 한 林모(55 ·여) 씨는 “어려운 때일수록 건강을 챙겨야 하지 않겠느냐”며 “요즘 특히 종합검진을 받는 친구들이 많다”고 말했다.

이처럼 검진자가 늘자 건협 대구지부는 최근 컬러 초음파기와 위내시경 등 검사장비를 대폭 확충했다.

종합검진 비용은 일반 종합병원의 경우 30만∼40만원이고 공익법인인 건협은 12만원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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