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거부' 브라질 대통령, 결국 코로나 확진…관저 격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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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확진 발표 기자회견을 하는 보우소나루 대통령. 사진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 트위터

코로나19 확진 발표 기자회견을 하는 보우소나루 대통령. 사진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 트위터

마스크 착용을 거부해오던 자이르 보우소나루(65) 브라질 대통령이 결국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생방송으로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코로나19 검사 결과 양성판정을 받았다"고 발표했다.

그러면서 그는 "공포에 떨 이유가 없다. 그게 인생이다"라며 "브라질이라는 이 위대한 나라의 미래를 결정하기 위해 주어진 임무와 내 인생에 대해 하느님께 감사드린다"고 했다.

그는 공식일정을 취소하고 관저에서 자가격리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지난 4일 미국 대사관에서 관계자들과 식사를 한 뒤 증상을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지난 6일 38도의 고열과 기침 등의 증상을 보여 코로나19 검사를 받았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코로나19 검사를 받은 것은 이번이 4번째다. 지난 3월 미국 순방 행사에서 함께 식사한 관료 여러명이 코로나19 양성을 받은 것을 비롯해 주변에서 계속 확진자가 나와 3차례 검사를 받았고 결과는 모두 음성이었다.

브라질은 지난 3일 공공장소에서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는 법안을 통과시켰지만,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해당 법안의 일부 사항에 대해 거부권을 발동하기도 했다. 브라질은 전 세계 국가 중 누적 확진자 수가 두 번째로 많다.

그는 평소 코로나를 '감기' 정도로 여기며 대중들과 만나거나 연설할 때도 마스크를 거의 쓰지 않았다. 이에 대해 지난달 말 브라질 연방법원은 보우소나루 대통령에 대해 마스크를 쓰지 않으면 하루 46만원의 벌금을 부과하겠다는 결정을 내리기도 했다.

홍수민 기자 su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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