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홍콩인에 시민권 준다는 英, 中 대사는 "중대한 내정간섭" 맹비난

중앙일보

입력

류사오밍(劉曉明) 주영 중국 대사. 로이터통신=연합뉴스

류사오밍(劉曉明) 주영 중국 대사. 로이터통신=연합뉴스

주영 중국 대사가 영국의 홍콩 지지에 노골적인 불만을 표했다.

영국 BBC 방송과 프랑스 르피가로에 따르면 류사오밍(劉曉明) 주영 중국 대사는 6일(현지시간) 온라인 기자회견에서 “홍콩 시민에게 영국 시민권을 제공하는 것은 중국 내정에 대한 중대한 간섭(gross interference)이며, 국제 관계의 규범을 공개적으로 무시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앞서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지난 1일 “중국의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 제정은 홍콩반환협정 위반”이라면서 “이민법을 개정해 홍콩 시민들이 영국 시민권을 획득할 수 있는 새로운 길을 열어줄 방침”이라고 밝혔다. 영국해외시민(BLO) 여권을 한 번이라도 보유한 적이 있는 홍콩 시민 300만명이 대상으로, 이들은 비자 없이 최대 5년간 영국에 체류하고 거주ㆍ취업할 수 있게 된다.

류 대사는 영국 정부에 재고를 주문했다. 그는 “영국 정부가 홍콩 문제에 대해 무책임한 발언을 계속하고 있다”면서 “중국 정부는 해당 방안에 심각한 우려와 강한 반대를 표한다”고 밝혔다. 또 “영국은 홍콩에 대해 어떤 통치권이나 관할ㆍ감독권을 가지고 있지 않다“고도 지적했다.

보복 조치도 예고했다. 류 대사는 ”우리는 영국 정부가 실제로 취할 행동에 따라 대응책을 결정할 것“이라며 “우리는 친구이자 파트너가 되기를 원한다. 그러나 중국을 적대국으로 간주하려 한다면 그 결과를 감당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2일에도 자오리젠(趙立堅)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영국 정부가 영국해외시민 여권을 소지한 홍콩인에게 영주권이나 시민권을 주기로 한 것은 중국과의 약속을 어기는 것이자 국제법과 국제관계 원칙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행위”라고 맹비난했다.

이병준 기자 lee.byungjun1@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