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착용해달라고 했다가...美 타코 식당 손님 항의로 문닫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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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 착용으로 인한 갈등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는 미국에서 이번엔 마스크 착용에 반대하는 손님들의 집단 해코지로 식당이 문을 닫는 일이 벌어졌다.

휴고스 타코 휴업 공지글. 휴고스 타코 트위터 캡처

휴고스 타코 휴업 공지글. 휴고스 타코 트위터 캡처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타코 전문점 '휴고스 타코'는 마스크 착용에 대한 고객과의 갈등으로 매장 2곳을 당분간 닫기로 했다고 29일(현지시간) LA타임스가 보도했다.

휴고스 타코는 홈페이지 공지에서 "마스크 착용을 거부하는 손님들과 지속적인 충돌로 우리 직원들이 괴롭힘을 당하고 있다"며 "지역사회가 마스크 착용에 동참해 우리가 안전하게 다시 문을 열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휴고스 타코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으로 손님들에게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고 마스크가 없는 손님에게는 마스크를 제공해왔다.

이 과정에서 일부 고객들이 마스크에 노골적인 거부감을 표시했다. 점원들에게 음료를 집어 던지고, 라틴계 점원들에게는 인종차별 욕설까지 했다는 게 휴고스 타코 측의 설명이다. 일부 고객들은 마스크 착용을 거부하면서 "나에게 뭐라고 말할 자격이 없다. 내 자유를 침해하지 말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휴고스 타코 대표는 언론 인터뷰에서 "우리의 마스크 정책은 정치의 문제가 아니다"라면서 "주변 사람들의 건강 문제를 고려해달라는 부탁일 뿐"이라고 호소했다.

최근 미국에서는 공공시설, 특히 식당에서 마스크 착용을 두고 갈등을 빚는 사례가 줄을 잇고 있다. 미시간주에서는 상점 경비원이 고객에게 마스크 착용을 요청했다가 총에 맞아 사망하는 사건까지 벌어졌다.

총격 사건이 일어난 미국 미시간주의 한 상점. AP=연합뉴스

총격 사건이 일어난 미국 미시간주의 한 상점. AP=연합뉴스

이런 상황에서 일부 식당은 "마스크 착용을 금지한다. 포옹을 장려한다"는 정반대의 문구를 내걸기도 했다.

미국 정부에서 마스크 착용에 대한 지침을 명확히 하지 않는다면 마스크 착용을 둘러싼 갈등은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라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손에 걸린 마스크. 트럼프 대통령은 캠페인 연설 도중 마스크를 잘 쓰지 않아 미국 언론으로부터 비난을 받았다.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손에 걸린 마스크. 트럼프 대통령은 캠페인 연설 도중 마스크를 잘 쓰지 않아 미국 언론으로부터 비난을 받았다. AP=연합뉴스

신혜연 기자 shin.hye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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