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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로 구분…'생활 방역'인 현재는 1단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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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대구지역 어린이집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휴원 후 122일 만에 정상 등원을 시작한 22일 오전. 대구시 중구 대구 백합어린이집에서 어린이들이 거리 두기를 실천하며 교실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구지역 어린이집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휴원 후 122일 만에 정상 등원을 시작한 22일 오전. 대구시 중구 대구 백합어린이집에서 어린이들이 거리 두기를 실천하며 교실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앞으로는 모든 거리 두기의 명칭이 ‘사회적 거리 두기’로 통일되고, 감염 유행의 심각성 및 방역 조치의 강도에 따라 1~3단계로 구분하기로 했다.

중앙안전대책본부(중대본)은 28일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이같이 밝혔다. 현재 시행하고 있는 ‘생활 속 거리 두기’는 사회적 거리 두기 1단계에 해당한다.

1단계에서 2단계로 강화할 때는 환자가 의료체계가 감당할 수 있는 수준에서 발생하고 있는지를, 2단계에서 3단계로 전환할 때는 감염이 급격하게 대규모로 확산하는 지를 종합적으로 판단할 계획이다.

방역 단계 전환의 판단에는 일일 확진 환자 수, 감염경로 불명 사례 비율, 관리 중인 집단 발생 현황, 방역망 내 관리 비율 등의 지표가 활용된다. 또한 중환자실 여력 및 의료체계의 역량, 고위험시설ㆍ인구 분포 등 유행 지역의 특성, 사회적 비용, 국민ㆍ전문가의 의견도 참고 대상이다.

방역 당국은 해외 유입 환자보다 지역사회 발생 환자를 더 중심에 놓고 판단할 전망이다. 지금까지 해외 유입한 환자의 경우 검역이나 격리 과정에서 발견했고 지역사회로 2차 전파를 일으킨 경우가 없기 때문이다.

지난 26일 서울 강남역에서 K거리두기운동본부 모델들이 전통 선비갓에서 영감을 얻어 만든 거리두기 모자(K-god)를 착용하고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26일 서울 강남역에서 K거리두기운동본부 모델들이 전통 선비갓에서 영감을 얻어 만든 거리두기 모자(K-god)를 착용하고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방역 수칙 단계별 전환 참고 지표에 따르면 1단계는 일일 확진 환자 50명 미만, 감염경로 불명 사례(깜깜이 감염) 비율 5% 미만, 관리 중인 집단 발생 현황이 ‘감소 또는 억제’ 추세, 방역망 내 관리 비율 증가 또는 80% 이상일 경우에 적용한다.

방역 당국은 이 네 가지 조건이 모두 어긋날 경우 2단계로 강화할 계획이다.

박능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차장은 “1단계에서 2단계 올라갈 때 단지 그 지표상의 변화뿐만 아니라 어떤 경향성을 보이는가도 굉장히 중요하다”며 (신규 환자가) 지속해서 이어지면서 상승세를 보일 때는 좀 더 신속하게 2단계를 이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1단계는 의료체계 안에서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의 소규모 산발적 유행이 확산과 완화를 반복하는 수준이다. 국민이 일상적으로 사회ㆍ경제 활동을 하며 생활 속에서 방역 수칙을 지켜 환자 발생을 통제하는 것이 방역의 목표로 ‘생활 속 거리두기’를 하고 있는 현재가 바로 1단계에 해당한다.

지난 2주간(6월 14~27일) ‘깜깜이 감염’이 10%를 기록하고, 14건의 집단감염 사례가 발생하는 등 방역 당국의 긴장은 커지고 있다. 하지만 지역사회 1일 평균 신규 확진자 수가 28.9명으로 이전 2주(5월 31일~6월 13일)의 37.6명보다 줄어드는 등 현재 의료 체계 내에서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라는 판단에 1단계를 유지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박 1차장은 “갈림길에 있는 순간”이라며 “소규모 모임이라든지 또는 이웃 간의 모임 등은 공권력이 개입할 수 있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국민 개개인이 이 경각심을 가지고 스스로 방역 주체라는 확실한 의식을 가지고 방역수칙을 지켜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2단계는 일일 확진 환자 50~100명 미만으로, 통상적인 의료체계로 감당하는 수준을 넘어서 지역사회의 코로나19 유행이 지속해서 확산하는 상황을 상정한 것이다. 1단계 수준으로 환자 발생 추이를 감소시키는 것이 방역 당국의 목표다.

3단계는 하루 신규 확진자가 100~200명 이상이거나 일주일 안에 2회 이상 일일 확진 환자가 두 배로 증가할 때다. ‘깜깜이 감염’이 급격하게 늘고 관리 중인 집단 발생 현황도 급격히 증가할 때 해당한다. 코로나19가 대규모 유행으로 번지는 상황이다.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머니투데이 주최로 열린 '대한민국 4.0 포럼, 새로운 21대 국회를 위하여'에서 참석자들이 사회적 거리두기를 유지하며 문희상 국회의장의 축사를 경청하고 있다. [중앙포토]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머니투데이 주최로 열린 '대한민국 4.0 포럼, 새로운 21대 국회를 위하여'에서 참석자들이 사회적 거리두기를 유지하며 문희상 국회의장의 축사를 경청하고 있다. [중앙포토]

거리두기 단계에 따른 각종 조치도 제시됐다.

1단계에서는 거리 두기와 마스크 착용 등의 방역 수칙을 준수하면 집합ㆍ모임ㆍ행사를 할 수 있다. 다중이용시설 이용도 원칙적으로 허용된다. 스포츠 행사도 관중의 제한적 입장이 가능하다. 학교 및 유치원은 방역 수칙을 준수하며 등교 수업과 원격 수업을 같이 한다.

2단계의 경우 실내는 50인 이상, 실외는 100인 이상이 대면으로 모이는 모든 집합ㆍ모임ㆍ행사가 금지된다. 공공시설 운영은 원칙적으로 중단된다. 스포츠 행사 무관중으로 전환된다. 또한 모든 다중이용시설에 대해서는 마스크 착용, 이용 인원 제한 등 방역수칙 준수가 의무화 등이다.

대규모 유행으로 번지는 상황에 이뤄지는 3단계 조치는 더 강력하다. 필수적인 사회ㆍ경제활동 이외의 모든 외출ㆍ모임, 다중이용시설 운영 등의 활동을 원칙적으로 금지한다.

10인 이상이 대면으로 모이는 모든 집합ㆍ모임ㆍ행사를 금지하는 행정명령이 실시되며, 모든 스포츠 행사도 중단된다.

학교 및 유치원 역시 등교 수업을 중단하고 원격 수업으로 전환하거나, 휴교ㆍ휴원한다. 다만, 병ㆍ의원, 약국, 생필품 구매처, 주유소, 장례시설 등 국민의 생활에 필수적인 시설은 정상 운영할 수 있다.

방역 당국은 단계별 적용 기간을 원칙적으로 2~4주로 정하고, 유행 정도 등을 고려해 조정하기로 했다. 다중이용시설 운영 제한 범위 등 각 단계의 실행 내용도 탄력적으로 조정이 가능할 전망이다.

중대본에 따르면 최근 2주(14~27일) 동안 지역사회 일일 평균 신규 확진 환자 수는 28.9명으로 이전 2주간의 37.6명에 비해 8.7명 감소했다.

방역 당국은 해외유입 환자가 지난 2주간 일일 평균 14.2명이 발생해 그 전 2주에 비해 8.3명 증가하고 감염 경로를 알 수 없는 확진 환자의 비율도 종전 8.9%에서 10.0%로 상승했으나 방역망 내 환자 관리 비율은 80% 미만으로 통제 가능한 수준이라고 판단했다.

이태윤 기자 lee.tae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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