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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기사 폭행 후 택시 탈취해 음주사고 낸 30대 결국 구속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난 19일 오전 강원 춘천시 운수종사자 휴게시설 앞에서 지역 택시 종사자 300여 명이 최근 춘천에서 일어난 택시기사 폭행 사건 피의자에 대한 구속 수사와 엄벌을 촉구하는 손팻말을 들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19일 오전 강원 춘천시 운수종사자 휴게시설 앞에서 지역 택시 종사자 300여 명이 최근 춘천에서 일어난 택시기사 폭행 사건 피의자에 대한 구속 수사와 엄벌을 촉구하는 손팻말을 들고 있다. 연합뉴스

70대 택시기사를 폭행한 뒤 택시를 빼앗아 운전하다가 음주 교통사고를 낸 30대 남성이 결국 구속됐다.

70대 기사 폭행 30대 영장 기각 분노한 기사 집회 #3000명 서명 담긴 탄원서 춘천지검에 제출하기도

 춘천지법은 상해 및 도로교통법 위반 혐의를 받는 A씨(30)에 대해 검찰이 청구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고 23일 밝혔다. 법원은 “A씨의 범죄 혐의가 소명됐고 도주의 우려가 있어 영장 발부를 했다”고 밝혔다.

 이번 사건은 이달 초 새벽 시간에 발생했다. A씨는 지난 7일 오전 4시30분쯤 만취한 채로 춘천의 한 초교 앞에서 B씨(73)의 택시에 탔다. 당시 B씨가 목적지를 물었는데 A씨는 험한 욕설을 퍼부었다. 이후 당황한 B씨는 A씨를 진정시키려고 또다시 말을 건넸다. 하지만 택시에서 내린 A씨는 차량 앞을 가로막고 보닛을 주먹으로 내리친 뒤 B씨를 폭행했다.

 두려움을 느낀 B씨가 택시에서 내리자 만취한 A씨는 운전석에 앉아 차를 몰기 시작했고 얼마 가지 못해 전신주를 들이받았다. A씨의 폭행으로 택시기사 B씨는 왼쪽 어금니가 일부 부서졌고 손등도 다쳤다. 또 차 수리비도 850만원이나 나왔다. A씨는 인근 주민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체포됐다. 체포 당시 A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2%가 넘는 만취 상태였다.

어금니 일부 부서지고 차 수리비 850만원 나와 

택시기사 폭행 이미지. 사진 연합뉴스TV

택시기사 폭행 이미지. 사진 연합뉴스TV

 경찰은 상해와 도로교통법 위반 혐의를 적용해 A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하지만 검찰은 ‘도주 우려 없다’는 이유 등으로 기각했다. 경찰은 지난 10일 불구속 기소 의견으로 춘천지검에 A씨 사건을 송치했다.

 70세가 넘는 고령의 택시기사를 폭행한 30대 승객의 구속영장이 기각되자 분노한 춘천 개인·법인택시 기사와 업계종사자 300여 명은 지난 19일 춘천역 인근에서 결의 대회를 열고 “택시기사 폭행과 탈취 사건을 법의 잣대로 공정하게 심판하라”고 촉구했다. 집회를 마친 운수 종사자들은 3000여 명의 서명이 담긴 탄원서를 춘천지검에 제출했다.

 검찰은 경찰이 송치한 A씨 사건을 자체 보완 수사한 다음 지난 19일 구속영장을 청구했고, 결국 A씨는 22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 끝에 구속됐다.

춘천=박진호 기자 park.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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