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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이번엔 EU에 독설 "횡설수설 말고 대북정책이나 바꿔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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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중앙TV가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하는 장면을 지난 17일 보도하고 있다. 뉴시스

조선중앙TV가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하는 장면을 지난 17일 보도하고 있다. 뉴시스

북한이 유럽연합(EU)를 향해 비난의 목소리를 내는 동시에 대북정책 변화를 요구했다.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 등 북한의 도발에 EU가 "용납할 수 없다"면서 남북관계 경색을 우려한 데 따른 것이다.

김선경 외무성 유럽담당 부상은 17일 담화를 내고 "우리를 걸고 들 일감만 생기면 놓치지 않고 악청을 돋궈대고 있는 EU의 행태에 분격하기보다는 안쓰러운 생각만 든다"고 밝혔다.

이어 "EU의 대조선(대북) 정책을 시급히 재정립할 것을 요구하는 유럽의 대조선 문제 전문가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EU를 향해 "잠꼬대 같은 소리", "횡설수설하며 주제넘게 놀아댔다"는 등 비난을 쏟아내면서도 EU가 대북 유화정책을 내놓길 바라는 모습도 보였다.

김 부상은 "지난해 말 들어선 EU의 새 지도부가 국제 문제에서는 미국의 대조선 압박 정책에 무턱대고 편승한 선임자들과 달리 공정성과 객관성에 어느 정도 준할 것이라는 기대도 가지고 있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공정성과 객관성의 원칙에 기초해 국제관계 문제를 정확히 판별하고 다뤄나가는 것이 EU가 국제무대에서 독자적인 극이 되려는 구상을 실현할 선결 조건"이라고 강조했다.

EU가 남북관계 악화에 우려를 표한 것을 두고는 자신들이 아닌 남한 정부를 탓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부상은 "이 마당에서 한마디 하고 싶다면 전체 인민을 우롱한 인간쓰레기들을 엄중 처벌하라고 남조선 당국을 되게 신칙(타이르고 경계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U 대외정책을 총괄하는 대외관계청(EEAS)은 지난 16일 성명에서 북한의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와 남북 연락 채널 단절은 "용납할 수 없다"며 "어떠한 추가적인 도발, 악영향을 주는 행위를 피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대변인은 또 북한의 최근 행위와 관련 "긴장을 높이고 상황을 불안정하게 하며 한반도와 관련한 외교적 해법을 향한 노력을 약화한다"며 "오해와 오판을 피하기 위해 북한(DPRK)과 한국이 통신선을 열어두는 게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김지혜 기자 kim.jihye6@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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