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러코스터 코스피 이틀간 200P 출렁, 매수 사이드카 발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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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전날 곤두박질쳤던 국내 증시가 용수철처럼 튀어 올랐다. 코스피는 2100선을 다시 탈환하며 전날 하락 폭(4.76%)을 하루 만에 만회했고, 코스닥 지수도 6% 넘게 급반등했다. 코스피·코스닥 시장에선 석 달 만에 나란히 ‘매수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16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107.23포인트(5.28%) 급등한 2138.05에 장을 마감했다. 외국인이 6거래일 만에 순매수(990억원)로 돌아선 데다, 기관투자가가 4700억원어치 주식을 사들인 덕분이다. 코스닥 지수는 42.23포인트(6.09%) 오른 735.38로 마쳤다. 일본 닛케이 지수가 4.88% 오르는 등 아시아 주요 증시도 대부분 상승했다.

4.8% 급락 하루 만에 5.3% 반등 #미 Fed 경기 부양책 등 호재 작용 #기재부 “동학개미가 변동성 키워”

코스피 지수 추이.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코스피 지수 추이.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개장과 함께 2.97% 상승한 2091.09로 출발한 코스피는 갈수록 오름폭을 키워 2100을 뚫고 올라갔다. 오전 11시 전후로 코스피·코스닥 선물 가격이 5% 이상 뛰자 한국거래소는 두 시장에 프로그램 매매(컴퓨터에 미리 입력된 조건에 따라 자동으로 주식을 사고파는 것)를 5분간 정지하는 ‘매수 사이드카’를 발동했다. 올해 들어 코스피·코스닥 시장에서 주가 급등에 따른 사이드카가 발동된 것은 지난 3월 24일 이후 3개월여 만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경기 부양책에 대한 기대감이 계기가 됐다. 15일(현지시간) 연준은 16일부터 개별 회사채를 매입하겠다고 밝혔다.

코스닥 지수 추이.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코스닥 지수 추이.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원화값도 나흘 만에 상승세로 전환, 전날 하락분(12.2원) 일부를 만회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화가치는 전날보다 달러당 8.8원 오른(환율은 하락) 1207.20원에 마감했다.

정부는 급등락 증시에 우려를 표했다.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은 이날 은행회관에서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주재하면서 ‘동학개미’로 불리는 신규 개인투자자를 두고 “증시 변동성 확대 요인”이라고 진단했다. 김 차관은 “신흥국을 중심으로 코로나19확산세가 지속 중이고 향후 발표될 실물경제지표와 주요국 대응 조치, 미·중 간 갈등 전개, 아르헨티나 등 신흥국 부채 리스크,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전환 기간 합의 여부 등에 따라 글로벌 금융시장 변동성이 재차 확대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

손병두 금융위원회 부위원장도 이날 은행회관에서 ‘금융리스크 대응반 회의’를 주재하면서 ‘금융시장과 실물지표의 괴리’를 거론하며 “풍부한 시장의 유동성을 생산적인 부문으로 돌리지 않는다면 금융과 실물경제의 불균형 확대와 자산가격의 버블 등 의도하지 않은 효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황의영 기자 apex@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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