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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군총장, 황제 군복무에 "국민 신뢰 무너졌다…엄중 처벌하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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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군 헌병. 사진 JTBC 캡처

공군 헌병. 사진 JTBC 캡처

군이 상급자들에게 빨래와 물심부름을 시키고 1인실을 사용하는 등 ‘황제 군 복무’ 의혹이 제기된 공군 방공유도탄사령부 제3여단 소속 A병사에 대해 정식 수사에 착수했다.

공군의 한 관계자는 15일 “서울 금천지역 부대에 근무하는 병사에 대한 의혹이 제기된 것과 관련해 수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해당 병사에 대해 제기된 의혹들에 대해 감찰이 진행 중인데 근무지 무단이탈 등의 사실이 포착되어 군사경찰이 수사에 착수한 것”이라며 “외출증을 발급받지 않고 무단이탈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12일부터 감찰에 들어간 공군본부는 해당 병사에 제기됐던 ▶병사 빨래·음료수 배달 관련 부사관 심부름 ▶1인 생활관 사용 ▶무단 외출 등의 의혹을 조사한 결과 상당 부분 사실임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원인철 공군참모총장은 이날 오전 전대급 이상 모든 부대의 지휘관들과 화상으로 긴급 대책회의를 열고 ‘황제 군 복무’ 의혹에 엄정 대응하라고 지시했다. 그는 “대국민 신뢰가 이렇게 무너진 적은 거의 없었을 정도로 매우 엄중하게 인식해야 할 사안”이라며 “이런 일이 발생하게 된 것에 대해 총장을 비롯한 각급 부대 지휘관은 깊은 성찰이 요구된다”고 밝혔다. 이어 “법과 규정, 절차를 어긴 부분이 있다면 엄정하게 처벌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원 총장은 “지휘관들은 ‘와신상담’해서 자기가 지휘하는 부대에 대해 ‘자기직을 걸고 하겠다’는 강한 책임감을 갖고 지휘 관리를 해달라”며 “유리 어항과 같이 모든 것을 숨길 수 없는 세상에서 구태의연한 생각을 하고 군 생활을 할 수 없다는 것을 각급 지휘관 참모들은 자각해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편 이날 김형남 군인권센터 사무국장은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나와 “(현재 진행 중인) 감찰 결과를 예단할 수는 없지만, 기본적인 의혹이 해소되지 않는다면 수사를 해도 무리가 없다고 본다”며 “(만일 누군가가) 간부에게 병사 수발을 들게 했다면 의무가 없는 일을 강요한 것이기 때문에 직권남용죄로 걸릴 수 있다. 인사 문제까지 껴 있다면 청탁금지법 위반도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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