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 면역과 영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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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쌀한 바람이 몸을 움추려 들게 하는 겨울이 다가왔습니다. 추워지면 우리 몸의 전반적인 신진대사와 병원균에 대한 저항력, 즉, 면역이 떨어져 질병에 걸리기 쉬운데요. 이번달에는 건강한 겨울나기 위한 면역형성에 영양이 미치는 영향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면역이란 무엇일까요?
면역을 뜻하는 'Immunity'는 'Immunitas'라는 라틴어에서 유래된 법률용어로써 세금을 면제하거나 죄를 면한다 등의 의미로 쓰이는 말입니다. 의학에서는 어떤 특정 질환으로부터 보호받는다는 뜻으로 쓰이는데, 즉, 면역은 조직이나 기관에 손상을 줄 수 있는 모든 병원체나 독소에 저항할 수 있는 신체의 능력을 말합니다.

◀생체의 방어기전을 알아봅시다
우리 몸의 방어기전은 선천성 방어기전과 후천성 방어기전으로 나뉘는데, 면역은 후천적 방어기전에 속합니다. 일반적으로 면역계는 병원체에 대항하여 우리 몸을 보호함으로써 항상성을 유지시켜 주는 작용을 하는데요. 다음과 같이 작용합니다.

우리 몸에 나쁜 군대(항원)가 침입

  • 우리 몸에서 좋은 군대(항체)가 생성되어 나쁜 군대에 대항
    나쁜 군대를 이김

  • 좋은 군대는 서서히 없어지지만 나쁜 군대를 기억하고 있슴
    전과 같은 나쁜 군대가 체내에 들어옴

  • 전의 나쁜 군대에 대한 좋은 군대가 다시 결성되어 나쁜 군대와 싸워 이김

    '세포성 면역'과 '체액성 면역'
    우리 몸의 면역기전은 특정방어기전과 비특정방어기전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 특정방어기전
    1. 세포성 면역
    세포성 면역은 목부분에 있는 흉선이라는 곳에서 만들어 내는 T-세포에 의해 일어납니다. 세포성 면역의 대표적인 예로 장기이식시에 거부반응을 들 수 있는데요. 다른사람의 장기를 이식받은 사람의 면역계는 이식된 장기 조직을 항원(나쁜 군대)로 인식하여 면역반응을 일으키게 됩니다.

    또한 인체세포가 유전적으로 변형된 경우(예: 암세포) 그 세포를 파괴시킬 수 있어 우리 몸에 유익하나 어떤 원인인지는 확실치 않지만 자신의 정상적인 세포에 면역반응을 일으켜 질병을 일으키기도 합니다. 세포성 면역이 작용하기 위해서는 며칠이 걸립니다.

    2. 체액성 면역
    체액성 면역은 혈액내에 존재하는 항체에 의해 매개됩니다. 체액성 면역반응은 수분 이내에 항원-항체 복합체를 형성함으로써 항원을 잡아먹습니다.

    ▣ 비특정방어기전
    비특정방어기전은 특정 항원에만 작용하는 것이 아니라 피부, 장점막, 식세포 등에 의해 일어나는 광범위한 작용을 말합니다.

    ◀면역과 영양은 어떤 관계가 있을까요?
    면역과 영양이 무슨 상관이 있느냐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계시겠는데요. 우리 몸세포는 매일의 식사섭취에 의해 재생되고 유지되기 때문에 영양불량으로 감염성 질환이 많이 생겨 질병의 발생과 사망률이 증가됨은 예전부터 알려져 오던 사실이지만 영양결핍상태에서 면역기능이 손상됨이 밝혀지고 있습니다.

    식품은 열량뿐만 아니라 비타민, 무기질, 호르몬 등 작은 양이지만 생리적 활성물질을 갖고 있기 때문에 면역계를 포함한 체내의 항상성 유지에 중요한 영향을 미칩니다. 따라서 면역기능은 영양상태를 반영하는 지표라고 할 수 있습니다.

    면역기능의 결함으로는 선천적인 1차적 결함과 영양불균형, 감염, 암, 종양 등에 의한 2차적 결함이 있는데, 2차적 결함의 가장 일반적인 원인이 영양결핍입니다. 영양결핍은 병원입원환자, 알코올 중독자, 노인, 저개발국에서 많이 볼 수 있는데요. 노화가 진행됨에 따라 면역기능이 저하되는 현상이 영양결핍에 의한 것인지의 여부는 아직 잘 모르지만 충분한 영양을 섭취하므로써 영양상태와 면역반응을 모두 호전시킬 수 있습니다. 그리고 영양의 결핍뿐만 아니라 과잉, 불균형 등이 모두 면역기능에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면역형성에 영향을 미치는 영양적인 요인

    ▣ 단백질-열량 부족
    단백질-열량 부족으로 면역기능이 감소됨에 따라 감염성 질환의 발생이 증가됩니다. 단백질-열량 부족시 면역기능에 미치는 정도는 다른데, 특히 세포성 면역에 큰 영향을 미치지만 체액성 면역에는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습니다.

    단백질-열량 부족시 임파절, 편도선, 비장, 흉선 등의 면역기능을 수행하는 조직이 위축되고, T-세포의 수와 기능이 저하됩니다. 편도선의 크기가 감소되는 현상은 영양불량에 대한 유용한 지표입니다. 면역기능의 손상정도는 영양불량의 심각도, 감염여부, 영양결핍시작시기의 연령에 따라 다른데, 특히, 병원 입원환자에 있어서는 영양불량에 대한 면역기능의 억제가 질병의 주된 요인 중에 하나입니다. 그러나 영양상태가 좋아지면 면역능력이 개선되고 감염에 대한 위험도 저하됩니다.

    신생아와 노인은 면역기능이 저하되고 감염성 질환에 걸리기 쉬운데, 이 때에 영양불량이 함께 있으면 면역기능은 더욱 저하되어 더 오래 지속됩니다. 노인기에는 감정적, 치과적 문제점과 미각의 예민도가 변화함에 따라 식품의 섭취량이 감소되어 영양불량이 면역기능저하와 연관되어 있습니다.

    ▣ 비만증
    우리나라에서도 비만한 사람들이 점차 증가하고 있는 추세인데, 비만은 영양불량의 가장 흔한 형태이며, 면역반응에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비만한 사람들에게는 호흡기 감염과 수술후 패혈증의 발병률이 높으며, 유전적으로 비만한 사람의 경우는 면역기능이 저하됩니다. 피속에 지방이 많다하여 이름붙여진 고지혈증은 비만한 사람에게 가장 빈번하게 발생하는 질병으로, 면역기능을 하는 세포의 수를 저해하는 등 면역반응에 영향을 미칩니다.

    ▣ 각각의 영양소 부족과 면역반응
    1.단백질
    사람에게서 '쿠와시오카(kwashiorkor)'라는 단백질 결핍증이 있지만 단백질만 결핍되는 경우는 드뭅니다. 단백질이 부족한 식사를 계속하게 되면 체액성 면역과 세포성 면역 모두 약해지게 되는데요. 이것은 항체가 단백질에서 만들어 지기 때문입니다.

    단백질 결핍의 치료에는 단백질을 충분히 섭취하는 것 뿐만 아니라 질이 높은 단백질을 섭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질이 높은 단백질은 적은 양으로도 우리 몸이 필요로 하는 작용들을 물질들을 모두 함유하고 있기 때문에 좋은데요. 이런 단백질은 대부분 달걀, 우유 같은 동물성 단백질들이고, 콩과 곡류(쌀, 보리, 밀 등), 빵과 우유, 밥과 육류 등을 같이 섭취하는 방법도 좋습니다.

    2. 지방
    지방이 면역기능에 관여하는 방식은 탄소수 20개의 다불포화지방산에서 형성되는 오메가 3와 6계 지방산의 작용에 의합니다. 이들에서 형성되는 eicosanoid는 프로스타글란딘(prostaglandin), 트롬복산(thromboxane), 루코트리엔(leukotriene)으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트롬복산은 혈소판에서 생성되어 혈전형성에 관여하므로 동맥경화와 관련이 큰 반면, 프로스타글란딘은 거의 모든 세포에서 만들어져 세포성장, 근육수축 등 다양한 기능을 가지고 루코트리엔과 함께 면역기능을 조절합니다. 루코트리엔은 백혈구에서 생성되며, 염증반응과 관련이 깊습니다.

    이러한 다양한 eicosanoid들은 서로 경쟁적으로 작용하는데 체내에는 오메가 6계 지방산이 오메가 3계 지방산보다 훨씬 많이 있습니다. 그런데 체내에 오메가 6계 지방산이 과도하게 많아지면 생성된 프로스타글란딘에 의해 면역기능이 억제되며, 루코트리엔에 의한 염증반응은 증가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이를 조절하기 위해 오메가 3계 지방산이 어느 정도 존재하는 것이 바람직한데, 급원식품으로는 고등어, 참치, 청어 같은 등푸른 생선이나 대두유, 호두, 카놀라유 등이 있습니다. 우리가 섭취하는 실제 식사의 주요 다불포화지방산이 식물성 오메가 6계 지방산인데 이를 억지로 줄이기는 어려우므로 오메가 3계 지방산이 포함된 식품을 더 많이 섭취하여 오메가 6계 지방산의 면역관련 부작용을 완화하는 것이 좋습니다. 실제로 오메가 3계 지방산의 보충으로 호전되었다고 알려진 면역관련질환으로 류마티스성 관절염과 천식, 상처감염 등이 있는데 이들의 증세를 완화시켰다고 합니다.

    3. 비타민류
    비타민 A-피부와 장점막의 표면같은 조직을 상피조직이라 하는데 비타민 A는 이러한 상피조직을 유지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비타민 A가 부족하면 감염률이 높아지고, 상피조직이 변하게 되어 세포매개성 면역과 체액성 면역능력이 저하되게 되므로 급원식품을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좋습니다. 비타민 A 급원식품에는 버터, 간유, 난황, 장어, 시금치 등의 녹황색 체소, 감, 귤 김 등에 많이 함유되어 있습니다.

    비타민 C-비타민 C가 결핍되면 피부 형성이 지연되고, 고민감성 반응을 억제하여 면역이 떨어집니다. 비타민 C를 충분히 섭취하기 위해서는 풋고추, 브로콜리, 컬리플라워, 딸기, 감귤류, 녹색 엽채류 등의 채소와 과일을 섭취하면 됩니다.

    비타민 E-비타민 E는 항산화제이고, 면역증진 비타민으로 알려져 있는데, 만약 비타민 E가 부족하면 세포성 면역기능이 저하됩니다. 비타민 E의 급원식품으로는 복숭아, 아스팔거스와 마가린을 비롯한 과실과 채소류, 식물성 기름들입니다.

    비타민 B군-비타민 B군 중에서도 pyridoxine, pantothenic acid, riboflavin, folate, Vit.B12가 결핍되면 면역반응이 억제됩니다.

    구분 급원식품
    pyridoxine 바나나, 브르콜리, 시금치 등의 과실류와 채소류
    pantothenic acid 버섯, 효모, 간, 땅콩, 달걀, 육류, 우유, 채소
    riboflavin 간, 버섯, 시금치, 녹색 채소, 저지방 및 탈지유, 유제품, 살코기, 닭고기, 달걀
    folate 녹색 채소류, 내장고기, 새싹, 오렌지 쥬스
    Vit.B12 간, 조개, 굴, 쇠고기, 달걀, 돼지고기, 우유

    4. 무기질
    철, 마그네슈, 망간, 구리, 셀레늄, 카드뮴, 크롬 및 요오드의 결핍이 면역기능을 저하시킨다고 합니다. 무기질이 많이 든 식품으로는 육류, 생선같은 동물성 식품과 해조류(다시마, 미역 등)가 있습니다.

    ◀겨울철의 대표적인 질환 '감기'

    감기는 코와 목에 염증을 일으키는 질병으로써, 90% 이상이 바이러스에 의해 일어나게 됩니다. 감기에 걸렸을 때는 다음과 같은 방법으로 치유합니다.

  • 무리하지 말고 충분히 휴식을 취합니다.

  • 고칼로리의 음식을 섭취합니다.

  • 음식은 따뜻하게 하여 섭취하는 것이 좋습니다.

  • 입맛이 없으므로 평소에 좋아하던 것이라든가 입맛을 돋굴 수 있는 조리법을 이용합니다.

  • 가래나 콧물 등 분비물이 많아지고, 열 때문에 탈수 증상이 일어날 수 있으므로 수분을 충분히 섭취합니다.

  • 비타민 C가 많이 든 과일이나 음식물을 충분히 섭취합니다.
    적절한 실내 습도와 온도를 유지합니다.

  • 실내 공기를 바꿀 수 있게 환기를 시킵니다.

    ◀건강한 겨울나기를 위해 이런 식생활을 합시다

    충분한 휴식을 취합니다. 스트레스가 많으면 면역력이 약해진다는 보고가 있습니다. 그러므로 충분한 휴식을 취하는 것이 면역력을 높이는데 좋습니다. 비타민이 많이 들어 있는 녹황색 채소, 과일류를 충분히 섭취합니다.

    요즘은 비닐하우스가 있어 계절식품의 개념이 점차 사라지고 있어 겨울에도 많이 채소를 접할 수 있습니다. 매끼마다 채소를 섭취하시고, 겨울철에 많이 나는 귤, 사과,배와 같은 과일을 드시는 것도 비타민 섭취에 좋습니다.

    식욕을 돋굴 수 있는 식단을 준비하여 충분한 열량 섭취를 하도록 합니다. 우유를 매일 섭취하도록 합니다. 우유는 질높은 단백질로 구성되어 있고, 다른 여러가지 좋은 성분들이 많이 함유되어 있으므로, 성인의 경우 하루 1잔 정도를 꾸준히 섭취하는 것이 좋습니다.

    외출 후 손과 발을 깨끗이 씻습니다.

    매일 체중당 1.13g의 단백질을 섭취하도록 합니다. 만일 70kg의 체중을 가진 분이면 70 X 1.13 = 79g, 즉, 하루에 79g의 단백질을 섭취합니다.

    체중을 정상으로 유지합니다. 자신의 체중이 정상인지를 판단하는 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자신의 키에 가장 적합한 이상체중을 구합니다.
    남자=키(m) X 키(m) X 22, 여자=키(m) X 키(m) X 21
    2. 비만도를 구합니다.
    비만도=(현재체중/이상체중) X 100
    비만도가 90미만이면 저체중, 90-110미만이면 정상, 110-120미만이면 과체중, 120이상이면 비만이라고 판정합니다. 만일 비만판정을 받으셨다면 음식섭취량을 조절하고, 운동을 함으로써 체중을 줄이시는 것이 면역력을 높이는데 좋습니다.

    1주일에 3회 이상. 1회 운동시 30분 이상 운동을 합니다. 운동은 무산소 운동과 유산소 운동으로 구분하는데, 유산소 운동이 체지방을 줄이고 면역력을 높이는데 더 바람직합니다. 유산소 운동은 운동 시작후 20분이 지나야 나타나는데, 운동 종목으로는 조깅, 수영, 자전거타기, 빨리 걷기 등이 있습니다.

    지금까지 알려진 바에 의하면 '부족절한 영양섭취'와 '정신적 스트레스'가 같이 있으면 인체 면역기능에 심한 손상을 미칠 수 있다고 합니다. 따라서 운동이 스트레스 해소차원에서 적절한 강도와 시간으로 행해질 때 인체 면역능력을 증진시킬 수 있으나 스트레스의 원인이 될 정도로 극심한 운동이나 지나친 신체활동은 오히려 나쁜 영향을 미친다고 합니다. 그러므로 즐길수 있는 차원에서의 운동이 면역기능을 유지하는데 좋다고 할 수 있습니다.

    병원에 입원시, 어린이나 노인의 경우에는 특히 면역이 약한 상태이므로 영양관리에 신경을 써야 합니다. 병원 입원환자의 40%가 영양불량상태라는 보고가 있는데, 질병이 발생하였다면 면역도 감소된 상태이므로 충분한 영양섭취가 필요합니다. 또한 어린이와 노인의 경우에도 성인보다는 면역력이 약한 상태이므로 영양관리를 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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