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버스 계승한 자일대우 울산공장, 결국 문 닫기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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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자일대우상용차 노동자들이 울산시청 앞에서 사측의 '울산공장 폐쇄' 방침을 철회하라며 집회를 열고 있다. 연합뉴스

10일 자일대우상용차 노동자들이 울산시청 앞에서 사측의 '울산공장 폐쇄' 방침을 철회하라며 집회를 열고 있다. 연합뉴스

자일대우상용차(옛 대우버스) 울산공장이 문을 닫는다. 10일 자일대우상용차 노조에 따르면 자일대우상용차는 오는 15일부터 울산공장 생산라인 가동을 중단한다고 노조에 통보했다. 자일대우상용차는 대신 베트남 공장에서 생산한 버스를 수입해 판매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버스 전문 제조 기업인 자일대우의 역사는 195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신진공업사에서 출발한 버스 제조사는 대우자동차 버스제조 부문으로 바뀌었고, 이를 2003년 영안모자그룹이 인수해 새 주인이 됐다. 이후 지분 관계 정리 등을 거쳐 2018년 자일대우상용차로 사명을 변경했다. 65년을 이어온 유서 깊은 자동차 회사가 결국 국내 공장 문을 닫게 된 셈이다.

노조는 회사 측이 수년간 계속된 실적 악화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수요 감소를 공장 폐쇄 이유로 들었다고 전했다. 울산공장 고용 인원은 약 600명이다.

회사의 공장 폐쇄 통보에 노조는 이날 울산시청 앞에서 '생존권 보장' 집회를 열었다. 노조는 "사측이 공장을 폐쇄하고 일감을 해외로 돌리려 한다"고 주장했다. 또 "공장 문을 닫으면 600여 노동자가 길거리로 내몰리게 될 것"이라며 "모든 수단을 동원해 공장을 지키겠다"고 덧붙였다.

자일대우의 버스 판매량은 2013년 3900대에서 지난해 1991대로 줄었다. 울산공장 생산 설비는 연산 7000대 규모로 지난해 판매량은 생산 가능 캐파의 3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현대·기아차와의경쟁에서 뒤쳐지면서다. 갈수록 실적도 나빠졌다. 2018년 125억원으로 영업손실을, 지난해엔 23억원의 적자를 냈다.

앞서 지난 3월 자일대우는 노조와 면담에서 "베트남 공장을 생산 거점으로 삼고, 베트남에서 제조한 차량을 한국의 수입하겠다"고 밝혔다. 사실상 이때부터 울산공장 폐쇄 수순을 밟았다고 노조는 보고 있다. 자일대우는 베트남 외 중국 등에 공장을 두고 있다.

이날 경기도 부천에 본사를 둔 자일대우상용차 측은 외부의 연락을 받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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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주 기자 humanes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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