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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구성 법정시한 못 지킨 여야…특위 만들어 상임위원 정수부터 논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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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오른쪽부터), 박병석 국회의장, 미래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가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장실에서 열린 국회의장 주재 여·야 원내대표 원구성 협상회동에서 기념촬영을 마친 후 자리로 향하고 있다. [뉴스1]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오른쪽부터), 박병석 국회의장, 미래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가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장실에서 열린 국회의장 주재 여·야 원내대표 원구성 협상회동에서 기념촬영을 마친 후 자리로 향하고 있다. [뉴스1]

국회 원구성 협상이 8일 한 차례 고비를 넘기고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법제사법위원장을 비롯한 상임위원장 배분 문제로 팽팽하게 맞서온 여야가 “상임위 위원 정수조정 특별위원회를 설치하자”는 쪽으로 쟁점을 옮겨 합의하면서다. 이날로 법정시한을 넘긴 상임위원장 선출 논의는 12일까지 추가 협상하기로 했다. 그에 앞서 10일까지는 각 상임위에 몇 명의 국회의원을 배정할지를 여야가 새로 논의한다.

김태년(더불어민주당)·주호영(미래통합당) 원내대표는 박병석 국회의장 중재로 이날 오후 두 차례 공식 회동을 했다. 오전까지 법사위원장을 놓고 줄다리기가 이어졌는데 민주당은 “국민에 대한 국회의 책임을 단 하루도 늦출 수 없다”(김 원내대표)며 막판까지 통합당을 압박했다. 이날은 국회법상 ‘첫 집회일(지난 5일) 이후 3일 이내’ 상임위원장을 선출하도록 규정한 마지막 날이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오전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야당이 상임위원 명단 제출을 하지 않는다는 말이 들리는데 그러면 안 된다. 선거에 크게 패배한 야당으로서 자기 성찰을 반드시 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통합당에선 “처음부터 원 구성 협상은 없었고 ‘원 구성 협박’만 있었다”(주 원내대표)는 반발이 나왔다. 그런데도 이날 민주당은 의원총회를 거쳐 국회 의사과에 ‘제21대 국회 전반기 상임위원회 및 특별위원회 위원 선임의 건’을 접수했다. 민주당 소속 의원 177명의 18개 상임위원회 배치 구성안으로, 앞서 김 원내대표가 언급한 “여야 상임위원장 ‘18대0’ 배분”을 실행하는 모양새를 취한 것이다. 김영진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접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오늘 본회의에서 예정대로 처리되길 희망한다. 통합당도 전향적으로 (상임위 구성을) 결정해 빨리 국회가 구성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병석 국회의장이 8일 국회 본회의에서 '국회상임위원회 위원정수에 관한 규칙 개정 특별위원회 구성의 건'을 가결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병석 국회의장이 8일 국회 본회의에서 '국회상임위원회 위원정수에 관한 규칙 개정 특별위원회 구성의 건'을 가결하고 있다. [연합뉴스]

일촉즉발로 향하던 여야 대치는 이날 오후 박병석 의장의 중재로 고비를 넘겼다. 박 의장은 김태년·주호영 두 원내대표를 불러 “오늘 미래통합당에서 제안한 국회 상임위 위원 규칙 개정을 의장으로서 수용하겠다”며 “규칙 개정이 끝나면 원구성도 최대한 빨리 해 추경 문제를 신속히 논의하도록 해달라”고 당부했다. 평행선을 달려온 상임위원장 배분 문제 대신, 각 상임위 의원 수 구성 문제를 두고 여야가 먼저 합의점을 찾도록 우회로를 안내한 셈이다.

여야 원내대표는 각각 “제안을 받아줘서 감사하다”(주호영), “시간 끌기를 위한 제안이 아니길 바란다. 진지하게 논의하고 협상하겠다”(김태년)고 말했다. 박 의장은 곧바로 본회의를 열어 ‘국회상임위원회 위원정수에 관한 규칙 개정 특별위원회 구성의 건’을 상정, 재석 269인·찬성 263인·기권 6인으로 가결 처리했다. 그는 안건 통과 직후 “국회법이 정한 원구성을 마치는 날을 지키지 못해 국민에 송구스럽다”며 “원구성은 더이상 논쟁이 아닌 선택과 결단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10일까지 활동하는 특위는 민주당 6명, 통합당 4명, 비교섭단체 1명 등 총 11명으로 구성한다. 민주당에서 원내수석부대표인 김영진 의원을 위원장으로 조승래·김영배·김회재·문진석·이소영 의원이, 미래통합당에서 김성원·유상범·이주환·전주혜 의원이, 정의당에서 강은미 의원이 참여한다.

특위는 상임위별로 몇 명의 위원을 배정할지 논의해 10일 오후 2시 본회의에서 여야가 표결에 부치기로 했다. 한민수 국회의장 공보수석은 “박 의장이 ‘12일 금요일 오전까지 상임위 선임 명단을 제출해 달라’고 양당 원내대표에게 요구했다. 이날 오후 2시에 한차례 더 본회의를 열 방침”이라고 전했다. 법사위 권한을 어떻게 조정할지, 법사위원장을 누가 가져갈지 등 미해결 쟁점은 다시 양당 원내대표의 협상 과제로 돌아갔다.

심새롬·김기정·김홍범 기자 saero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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