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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김여정에 순응하는 모습, 국민 자긍심 건드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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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통합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4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발언을 마친 뒤 자리로 돌아가고 있다. 임현동 기자

미래통합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4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발언을 마친 뒤 자리로 돌아가고 있다. 임현동 기자

미래통합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남북관계 현안을 언급하며 정부의 대응을 비판했다. 지난 1일 취임한 김 위원장이 외교안보 현안에 대해 발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 위원장은 8일 북한의 탈북민단체의 대북전단 살포에 대한 반발과 우리 정부의 대응에 대해 “왜 북한에 대해 제대로 분명한 얘기를 하지 못하고 북한이 원하는 것에 따라가는 모습 보이는지 도저히 납득이 되지 않는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김여정 북한 부부장의 대남 담화에 관련해서 몇 마디 하고자 한다”며 이같이 전했다.

그는 “우리 정부가 떳떳지 못하게 북한에 대해서 아무 대응도 제대로 못 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 상당히 의아하게 생각한다”며 “나라의 위상이 국제적으로 어느 때보다도 높아져 있는 상황에서 북한이 우리에게 뭐라고 얘기하면 거기에 마치 순응하는 듯한 태도를 보인다는 것은 대한민국 국민들의 엄청난 자존심을 건드리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우리는 남북으로 분단돼 지금까지 두 체제가 경쟁하는 과정에서 우리가 압도적으로 북한을 제압할 수 있는 경제적 능력을 갖고 있고 국방 능력도 북한과 관련해서 조금도 손색이 없을 정도의 이르는 나라라고 생각한다”며 “북한이 동족이기 때문에 청와대도 그렇고 정부도 그렇고 화해를 하는 것은 우리가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하지만 일방적으로 북한에 끌려다니는 나라가 돼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얼마 전 (이수혁) 주미(駐美) 대사가 말하기를, 우리가 이제는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눈치를 보는 나라가 아니라 둘 중 선택할 수 있는 위상을 가진 나라라고 했다”며 “그런 나라가 왜 북한이 원하는 것에 따라가는 모습을 보이는지 도저히 납득이 가지 않는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우리 정부는 이 점에 관해서 앞으로 대북관계에 있어서 분명한 태도를 가져서 국민 가슴에 상처 입히지 않도록 노력해주시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김 위원장은 비대위 직후 기자들과 만나서도 “(북한에 대한) 우리 자세에 문제 있다고 생각한다”며 “당당할 때는 당당해야 하는데 북한에서 위협적인 말이 나오면 순응하는 모습을 자꾸 보여줘서 북한이 지속적으로 남한에 절제 없는 발언을 한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가 스스로의 (개별적인) 판단에 의해서 북한에 (대북 전단) 풍선을 띄워선 안 된다고 조치를 취하는 건 좋다”면서도 “북한에서 공격을 가한다고 즉시 거기에 답을 보내는 것은 현명치 못한 조치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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