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단체 ‘노태우 명의 추모화환’에 “책임 시인‧진실 규명이 우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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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태우 전 대통령 아들 노재헌씨가 지난달 29일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에서 헌화·분향을 한 뒤 묘역 앞에 무릎 꿇고 묘비를 어루만지고 있다. 뉴스1

노태우 전 대통령 아들 노재헌씨가 지난달 29일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에서 헌화·분향을 한 뒤 묘역 앞에 무릎 꿇고 묘비를 어루만지고 있다. 뉴스1

‘5‧18 민주화운동’ 단체는 노태우 전 대통령의 아들 노재헌씨가 최근 ‘국립 5‧18민주묘지’를 찾아 부친 명의로 헌화한 것과 관련해 진정성을 느낄 수 없다면서 희생자들에 대한 진정 있는 사과와 책임 인정이 우선이라고 밝혔다.

5‧18기념재단과 5월 단체 등은 3일 성명을 내고 “광주 학살 책임자인 노태우를 대신해 아들 노재헌씨가 국립5‧18민주묘지를 찾은 것과 관련해 ‘참회라는 억측이 난무하고 있다”면서 “본질을 흐리고 있어 경계와 우려를 표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몇 번의 참배로 마치 5‧18 학살 책임을 다한 것처럼 행동하는 것은 용납하기 어렵다”며 “학살 책임자의 사죄, 반성을 바라는 것이지 반란, 내란으로 유죄 판결을 받은 그가 여전히 대통령이라는 이름으로 추모 화환을 보내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특히 2011년 발간된 노태우 회고록을 두고는 “(5‧18 항쟁의) 책임을 유언비어 탓으로 돌렸다”며 “아무 사죄와 반성 없이 아들을 시켜 추모 화환을 전달하고 일부 언론에서 이를 대단한 것으로 추켜세우는 것은 문제의 본질에서 한참 벗어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단체는 “노태우 씨가 진정 5‧18 희생자에 대한 참회의 뜻이 있다면 지금 당장에라도 학살에 대한 자신의 책임을 시인하고 잘못을 뉘우치기 위한 책임 있는 행동을 해야한다”며 “5‧18 진실 규명에 앞장서 달라”고 촉구했다.

박광수 기자 park.kwangs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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