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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삼성디스플레이 대신 차이나스타의 LCD 물량 늘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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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라스베이거스 베스트바이 매장에 있는 삼성 QLED TV. 김영민 기자

미국 라스베이거스 베스트바이 매장에 있는 삼성 QLED TV. 김영민 기자

삼성전자가 지난 4월 TV용으로 구매한 액정(LCD)패널 중 삼성디스플레이에서 구매한 비중이 처음으로 10%대까지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는 LCD패널을 삼성디스플레이한테 약 30~40%를 공급받아왔다. 하지만 삼성디스플레이가 올해 말까지 LCD사업을 정리하기로 하면서 삼성전자가 중국과 대만 업체의 LCD납품 비중을 크게 늘린 데 따른 결과다.

중국, 대만 업체 비중 높아져 

2일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지난 4월 삼성전자가 삼성디스플레이로부터 구매한 TV용 LCD 비중은 전체 대비 19%(56만5000장)로 집계됐다. 옴디아의 조사결과는 지난 3월 말 삼성디스플레이가 대형 LCD 사업 철수를 발표한 이후 첫 공식 집계이기도 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 여파 등으로 인해 삼성전자의 4월 대형 LCD 구매량은 295만3000장으로 3월 대비 25%(395만3000장) 감소했다.

삼성전자의 업체별 LCD 패널 구매 비중. 그래픽=신재민 기자

삼성전자의 업체별 LCD 패널 구매 비중. 그래픽=신재민 기자

삼성전자에 가장 많은 LCD 패널을 공급한 업체는 차이나스타(23%·약 67만장)로 나타났다. 그다음 중국 BOE(16%·약 47만8000장), 대만 AUO(15%·약 43만장) 순이다. 차이나스타의 경우, 4년 전인 2016년 12월 삼성디스플레이에서 선전 LCD 공장 건설 용도로 21억 위안(약 3500억원)을 투자받았다. 삼성전자는 지난해까지 이곳에서 생산하는 LCD 패널 가운데 10% 안팎의 물량을 공급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차이나스타는 중국 1위 TV 업체 TCL의 자회사이기도 하다.

삼성전자는 또 샤프에서도 TV용 LCD 패널을 약 2만장(1%) 공급받았다. 샤프가 삼성전자에 LCD를 공급한 건 대만 폭스콘에 합병된 직후인 2016년 12월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폭스콘의 궈타이밍(미국명 테리 궈) 회장은 평소 ‘타도 삼성, 타도 한국’을 외치는 것으로 알려진 인물로 삼성과 샤프는 한때 불편한 관계를 이어갔다. 당시 삼성전자는 LG디스플레이에서 LCD 패널을 약 70만장 공급받는 것으로 위기를 타개했다.

LG에서도 LCD 패널 납품받아 

LG디스플레이도 같은 기간 삼성전자에 LCD 패널을 약 2만장(1%) 공급했다. 모회사-자회사 관계인 삼성디스플레이가 내년부턴 대형 LCD 패널을 생산하지 않을 계획이기 때문에 삼성전자가 패널 공급선을 다변화하려는 시도로 보인다. 삼성디스플레이는 내년 상반기 양산을 목표로 'QD 디스플레이'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QD 디스플레이 양산 계획이 진행 중이지만 삼성전자는 QLED TV를 비롯한 LCD TV를 계속 판매할 계획이다. 화면 밝기(휘도) 측면에서 아직은 QD 패널보단 LCD가 더 높은 값을 나타내기 때문이다.

김영민 기자 brad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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