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올해 해외 패션 온라인몰에서 판매율 521% 성장한 옷은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해외 온라인 패션 플랫폼 '네타포르테'에선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러닝 관련 운동복과 용품이 전년 동기 대비 6배 이상의 판매 신장률을 보였다. 사진 네타포르테

해외 온라인 패션 플랫폼 '네타포르테'에선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러닝 관련 운동복과 용품이 전년 동기 대비 6배 이상의 판매 신장률을 보였다. 사진 네타포르테

한 달에 170개국 700만 명 이상이 접속하는 해외 온라인 패션 플랫폼 '네타포르테'가 코로나19 이후의 매출 데이터를 최근 공개했다. "앞으로는 온라인만이 살길"이라는 전망이 각 업계에서 쏟아져 나오는 가운데, 패션 온라인 플랫폼 중 세계 최대 규모인 네타포르테의 매출 경향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상거래 지표로 참고할 만하다. '패션 종주국'을 자처했던 이탈리아·프랑스를 포함한 유럽과 미국의 거대 패션 매장들이 코로나19로 문을 닫은 지금도 온라인을 통한 상품 판매는 꾸준히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온라인 패션 플랫폼 '네타포르테' 매출 분석

코로나19 이후 ‘네타포르테’에서 매출 급상승한 제품들.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코로나19 이후 ‘네타포르테’에서 매출 급상승한 제품들.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밖엔 못 나가도 러닝복은 필요해" 

코로나19 발생 전·후를 비교했을 때, 가장 눈에 띄게 성장한 품목은 ‘운동복’이다. 네타포르테가 ‘액티브 웨어’로 명명한 운동복과 용품은 전년 동기 대비 가장 매출 성장세가 컸다. 특히 지난 4월 기준으로 러닝복·용품은 지난해보다 521% 성장했다. 구체적인 매출액을 공개하진 않았지만 코로나19 발생 전보다 6배 넘게 관련 제품이 더 팔렸다고 한다. 5월엔 피트니스 센터 등 실내 운동시 입는 옷과 용품인 '짐(Gym)' 분야 상품들이 전년 동기 대비 329% 더 팔렸다.
구체적인 아이템은 레깅스·스포츠브라·팬츠 위주다. 네타포르테 측은 “워크아웃 세트 구매 경향이 뚜렷하다”고 밝혔다. 워크아웃 세트 구매란, 브랜드가 처음부터 맞춰놓은 세트 구성이 아니라 소비자의 취향대로 다양한 브랜드에서 제품을 따로 따로 골라 세트로 구매하는 형태를 말한다. 예를 들면 상의는 럭셔리 브랜드 ‘토리 버치’의 스포츠 브랜드 ‘토리 스포츠’에서 화려한 오렌지 색 톱을 고르고, 하의는 아디다스나·나이키 등 스포츠 브랜드에서 검정 또는 회색 레깅스를 고르는 식이다. 얇은 패딩 재킷과 트랙수트(추리닝 상하의) 등 쉽고 편하게 입는 ‘이지 릴렉스 드레싱’ 분야의 매출도 높았다.

'아디다스 by 스텔라 맥카트니'의 스포츠브라(왼쪽)와 '투엔티 몬트리얼'의 트랙팬츠. 사진 네타포르테

'아디다스 by 스텔라 맥카트니'의 스포츠브라(왼쪽)와 '투엔티 몬트리얼'의 트랙팬츠. 사진 네타포르테

지난해보다 3.5배 더 팔리는 스웨트셔츠

사회적 거리 두기 실천을 위해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파자마 등 실내에서 편하게 입을 수 있는 라운지웨어의 인기도 점점 높아지는 추세다. 일명 ‘추리닝 바지’라 불리는 트랙팬츠와 스웨트셔츠의 올해 3월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0~40% 정도 높았다. 4월엔 라운지웨어군 전체가 평균 124% 성장했다. 5월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02% 신장하며 시간이 갈수록 점점 더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스웨트셔츠는 전년 동기 대비 254% 성장하며 가장 인기 높은 라운지웨어 패션이 됐다. 신진 브랜드 '레스티엔'이 주목 받고 있고, 독특한 스웨트셔츠와 청바지로 국내 직구족 사이에서도 인기인 여성 캐주얼 브랜드 ‘에이골디’는 4월에만 지난해 대비 884%의 성장률을 보이며 수직 성장했다.

'에이골디'의 스웨트셔츠와 바지. 사진 네타포르테

'에이골디'의 스웨트셔츠와 바지. 사진 네타포르테

숍 못 가니…헤어팩과 LED마스크 폭풍 성장

미용실과 에스테틱에 가지 못하면서, 집에서 하는 홈케어 뷰티 제품의 성장도 눈에 띄게 늘었다. 4월엔 머릿결을 가꾸는 헤어 마스크가 전년 동기 대비 큰 성장률(280%)을 보였고, 5월엔 홈 뷰티 디바이스가 3배 넘게 성장했다. 뷰티 디바이스는 국내서도 주목받은 LED마스크가 압도적으로 인기가 많았다. 영국의 유명 피부 전문가 안젤라 칼리아와 LED마스크 브랜드 ‘셀리턴’이 협업해 최근 출시한 제품은 가격이 무려 3629달러(약 445만원)였지만 재고가 얼마 남지 않았을 만큼 인기다. 집안 분위기를 바꿀 수 있는 향초도 전년 동기 대비 321% 성장했다.

미니멀한 디자인과 편안함을 추구하는 속옷 '스킨'(왼쪽)과 관능미를 내세운 속옷 '슬리퍼'의 파자마. 사진 네타포르테

미니멀한 디자인과 편안함을 추구하는 속옷 '스킨'(왼쪽)과 관능미를 내세운 속옷 '슬리퍼'의 파자마. 사진 네타포르테

편한 속옷 vs 섹시한 속옷

속옷 역시 성장세가 두드러지는 품목이다. 5월 아시아 지역에서만 전년 동기 대비 429% 성장했는데, 매장에 가서 직접 입어본 뒤 속옷을 사던 사람들이 매장이 문을 닫자 자연스레 온라인 구매로 돌아섰기 때문으로 보인다.
흥미로운 건 소프트컵 브래지어처럼 부드러운 소재로 만들어 편안함을 주는 속옷이 인기를 끄는 동시에, 섹시함을 강조하는 속옷도 함께 잘 팔렸다는 점이다. 특히 소매에 깃털이 달린 화려한 잠옷으로 유명한 속옷 브랜드 ‘슬리퍼’를 비롯해 ‘베르사체’ ‘발망’ 등 로고가 확실하게 드러난 제품들의 인기가 높았다. 이에 대해 국내 한 속옷업계 관계자는 “집에서의 일상을 SNS에 올리면서 속옷을 외출복처럼 여기는 현상이 생겼다”며 “한국과는 확연히 다른 정서”라고 분석했다.

4월부턴 명품 수요 늘어나

국내에선 일명 '만두백' '구름백'으로 불리는 '보테가 베네타'의 파우치백. 사진 네타포르테

국내에선 일명 '만두백' '구름백'으로 불리는 '보테가 베네타'의 파우치백. 사진 네타포르테

국내 백화점의 명품 매출이 전년 대비 성장한 것과 마찬가지로 네타포르테 역시 4월부터 고가의 럭셔리 브랜드 제품이 잘 팔리고 있다. 핸드백은 전년 동기 대비 48%, 신발은 60%가 더 팔렸다. 특히 지난해 젊은 디자이너 다니엘 리를 디자인 수장으로 앉힌 ‘보테가 베네타’는 1292%라는 놀라운 매출 신장률을 기록했다. 신발은 디자이너 브랜드의 인기가 높았는데, 그 중 ‘로저 비비에’ 구두들이 전년 동기 대비 521% 성장했다.
고급 시계 역시 전년 동기 대비 90% 이상 더 팔렸는데, 대부분이 아시아 지역의 주문이었다. 특히 네타포르테와 같은 리치몬드 그룹 소속의 ‘바쉐론 콘스탄틴’ ‘까르티에’ ‘부쉐론’이 성장세를 이끌었다. 업계에선 오프라인 매장이 문을 닫은 다른 국가의 경우 온라인 외엔 쇼핑할 방법이 없으니 할인, 마일리지 적립 등의 혜택이 없어도 꾸준히 구매가 이루어진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특히 시계 같은 고가의 명품은 이미 상품에 대한 정보를 많이 알고 있기 때문에 온라인 구매가 더 수월하게 이루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윤경희 기자 annie@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