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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협회 "정부 '(의료진) 덕분에'하더니 등에 칼 꽂으려 해"

중앙일보

입력

최대집 대한의사협회장. 연합뉴스

최대집 대한의사협회장.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청와대가 전국 의과대학 입학정원을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과 관련, 대한의사협회가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의협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혼란한 상황을 틈타 정부가 그동안 의료계가 반대해 온 정원 확대를 막무가내로 추진하려 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29일 A4용지 3장 분량 성명서 내 #코로나 혼란 틈타 막무가내 추진

의사협회는 29일 A4용지 3장 분량의 성명서를 내고 “정부가 제2의 코로나19 사태에 대한 대비라는 명목 아래 의대 입학정원을 최소 500명 이상 증원하기로 하고 구체적 실행 방안을 마련 중이라고 한다”며 “‘(의료진) 덕분에’ 했던 것이 언제냐는 듯 안면을 몰수하고 의료계의 등에 칼을 꽂으려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의료계에 따르면 국내 의대 정원은 2006년 이후 매년 3058명으로 동결돼 있다. 현재 국내 인구 1000명당 의사 수는 2.3명(한의사 포함)에 머문다. 단순히 의사 수로만 보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최하위권 수준이다. 이에 민주당은 지난 총선 공약에 의대 정원을 확대해 공공·지역의료 체계 기반을 다지겠다고 했다.

신규 의과 공중보건의사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현장 배치 대비 직무교육을 받으며 보호장비를 착용하고 있다. 연합뉴스

신규 의과 공중보건의사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현장 배치 대비 직무교육을 받으며 보호장비를 착용하고 있다. 연합뉴스

의사협회는 “국가적 위기 앞에서 개원의·교수·전공의 등 많은 의사가 소속, 지역을 따지지 않고 현장으로 달려갔다”며 “그들이 행한 것이 공공의료가 아니면 무엇이냐. (당·청은) 코로나19 사태에서 도대체 무엇을 배운 것인가”고 따져 물었다.

또 “의사인력의 적정 문제를 단순하게 수급의 문제로만 봐서는 안 된다. 산술적인 통계에 불과하다”며 “한국은 전 세계에서 가장 의료 접근성이 높은 나라다. 의료 이용의 지표인 외래진료, 입원치료는 OECD 국가 가운데 1위다”고 설명했다.

특히 의사협회는 코로나19 사태 악화는 의사 수 부족이 아닌 의료계의 합리적 제안을 오로지 정략적 관점으로 바라본 정부와 정치권에 책임 있다고 썼다. 의사협회는 “대구·경북에서 신천지를 중심으로 폭발적으로 늘어난 확진자는 의사가 부족해서가 아니다”며 “종식을 논하고 밖으로 나가 경제활동 하라는 등 정부의 성급함이 문제였다”고 밝혔다.

김민욱 기자 kim.minw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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