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첫 확진 고3, 이틀간 등교…기침 증세에 조퇴

중앙일보

입력

27일 오전 서울의 한 거리에서 고등학생들이 등교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27일 오전 서울의 한 거리에서 고등학생들이 등교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27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서울 강동구 상일미디어고 3학년 학생이 등교 개학 후 이틀간 학교에 나온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시교육청 등에 따르면 이날 확진 판정을 받은 고3 학생은 등교 개학을 한 지난 20일 학교에 나와 수업을 듣고 귀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다음날에도 등교한 학생은 기침과 인후통 등의 증세를 보여 보건교사와 면담했고 교사의 권유로 조퇴했다. 매일 작성하는 교육부의 학생 자가진단에는 인후통·기침 등의 증세가 있는지 묻는 항목이 있지만, 이날 아침에는 문제가 없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상일미디어고 관계자는 "증상을 보여서 학부모에게 연락했고 지켜본 뒤 나아지지 않으면 선별진료소로 가라고 했다"며 "귀가한 학생은 약국에서 약을 사 먹으며 쉰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26일 선별진료소를 찾은 해당 학생은 27일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 서울에서 등교한 학생이 확진 판정을 받은 첫 사례다. 전날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등교 후 일주일 동안 (학생) 확진자가 한 명도 없었다"고 밝힌 지 하루 만이다.

인근 초등학교도 등교 중지…감염 우려 커져

27일 서울의 한 초등학교 앞에 등교하기 위해 모인 초등학교 1,2학년 학생과 학부모가 줄서있다. 사진의 학교는 본 기사와 무관함. 남궁민 기자

27일 서울의 한 초등학교 앞에 등교하기 위해 모인 초등학교 1,2학년 학생과 학부모가 줄서있다. 사진의 학교는 본 기사와 무관함. 남궁민 기자

확진 사실을 파악한 학교는 학생들을 집으로 돌려보내고 등교를 중지했다. 27일 등교한 고2 학생들은 확진자와 접촉했을 가능성이 작지만 방역을 위해 모두 돌려보냈다. 학교 측은 서울시교육청, 방역 당국과 협의해 등교 재개를 결정할 방침이다.

등교한 학생 가운데 확진자가 나오면서 감염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해당 학생과 같은 반 학생 등은 자가격리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보건 당국은 해당 학생의 동선을 추적해 접촉자를 가려내고 있다.

상일미디어고는 상일여고·상일여중과 같은 교문과 운동장을 쓰고 있어 역학 조사 결과에 따라 등교 중지가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인근에 있는 강동초등학교도 1학년 학생의 가족이 확진돼 학교를 폐쇄했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현재로써는 우려보다 접촉자가 많지는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며 "관계 기관과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희연 "K-에듀 새 길 만들어야"

지난 22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에 나선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연합뉴스

지난 22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에 나선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연합뉴스

국지적인 감염 사례가 나오고 있지만, 교육 당국은 등교를 계획대로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회의에서 "현재 대한민국의 코로나19 관리 체계 속에서도 등교 수업을 하지 못한다면 대한민국 학교는 올 한해 등교 수업을 아예 하지 못하거나 원격수업만 진행해야 하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서울 송파구 세륜초등학교를 찾은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싱가포르처럼 다시 하교의 길로 갈 수도 있다"며 "방역을 철저히 하면서 등교와 원격수업 투트랙으로 K-에듀의 새로운 길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남궁민 기자 namgung.min@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