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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수사에도 이어진 수요집회…옆에선 “윤미향 사퇴” 구호 외쳐

중앙일보

입력

27일 종로구 주한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에서 이나영 정의기억연대 이사장이 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27일 종로구 주한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에서 이나영 정의기억연대 이사장이 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의기억연대(정의연)가 후원금 회계 누락과 '안성 쉼터' 매입 의혹 등으로 검찰 조사를 받고 있는 가운데 27일 수요시위를 진행했다.

이날 낮12시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제1441차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가 열렸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가 지난 7일 기자회견에서 정의연의 후원금 유용을 폭로하며 수요집회에 더 이상 참여하지 않겠다고 밝힌 이후 이어진 3번째 시위다.

이나영 정의연 이사장은 이날 경과보고에서 회계 관련 자료를 제출하겠다고 밝혔음에도 압수수색을 강행한 검찰을 비판하며 "지난 한 주는 고통과 좌절, 절망과 슬픔의 시간이었다"고 했다.
이 이사장은 "검찰은 20일 약 12시간 동안 압수수색을 진행했고, 21일에는 몸이 편치 않으신 길원옥 할머니가 계신 마포 쉼터에 들이닥쳤다"며 울먹거렸다. 이어 전날 정의연 회계 담당자가 검찰 출석한 사실을 언급하며 "압수수색 종료 이틀 뒤인 토요일 출석 통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쉼터자료를 제출하기로 검찰에 합의한 터라 슬픔과 충격을 이루 말할 수 없었다"면서 "정의연은 검찰의 모든 수사에 협조적이었으며 언론의 각종 의혹 제기에 최대한 성실하게 답변하려고 했다"고 호소했다.

지난 25일 열린 이 할머니의 2차 기자회견 관련해선 "안타깝게 지켜봤고 마음이 아프고 진심으로 송구하게 생각한다"며 "그 깊은 고통과 울분, 서운함의 뿌리를 무겁게 받아들인다"고 했다.

이 이사장은 "지난 30년간 투쟁에서 (피해자들의) 고통이 지금도 해소되지 않은 원인을 스스로 돌아보고 재점검하라는 뜻으로 받아들였다"면서 "단독이라는 이름하에 왜곡과 짜깁기 언론보도가 쏟아지고 상처가 아물 길이 없다. 돌팔매질을 멈춰달라"고 덧붙였다.
이날 시위에는 이전보다 더 많은 참가자가 몰렸다. 더불어시민당 공동대표를 지낸 최배근 건국대 교수도 참석해 피켓을 들었다. 취재 열기도 3주째 계속됐다.

수요집회 현장 인근에서는 보수성향 단체들이 어김없이 맞불 집회를 열었다. 엄마부대, 반일동상진실규명공동위원회는 "소녀상을 철거하라" "윤미향을 구속하라" 등 구호를 외쳤다.

보수단체 회원들이 27일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제1441차 일본 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수요집회 인근에서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당선인의 사퇴 촉구 집회를 하고 있다. 뉴스1

보수단체 회원들이 27일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제1441차 일본 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수요집회 인근에서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당선인의 사퇴 촉구 집회를 하고 있다. 뉴스1

한편 지난주 현장에서 맞불 시위를 벌였던 '자유연대'는 정의연이 매주 집회를 여는 장소에 다음달 집회를 먼저 신고한 것으로 나타났다. 종로경찰서 관계자는 "집회 신고는 '허가제'가 아닌' 신고제'기 때문에 예정일 이틀 전부터 한달 전까지만 신고를 하면 누구나 집회를 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자유연대가 다음달 23일부터 26일까지 소녀상 앞 집회를 신고함에 따라 정의연은 다음달 24일, 30년간 진행해 온 집회를 같은 장소에서 열 수 없게 됐다.

권혜림 기자 kwon.hyer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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