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민성대장증후군을 알아보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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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민성 대장 증후군은 기능적인 소화관 질환으로서 구조적 또는 생화학적 검사에서 이상 소견이 없이 만성적 또는 반복적인 소화관 증상 들, 즉 복통, 배변 습관의 변화 등을 갖는 질환이다.

과민성 대장 증후군은 여러 가지 증상을 나타낼 수가 있는데 증상에 따라 3가지 군으로 나누기도 한다. 하나는 복통없이 간헐적으로 설사를 하는 유형과 둘째, 쥐어짜는 듯한 복통과 변비가 계속 되는 유형, 나머지 하나는 설사와 변비를 번갈아 가면서 복통이 있는 경우이다.

이렇게 증상에 따라 과민성 대장 증후군을 분류하는 이유는 증상에 따라 치료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과민성 대장 증후군의 진단 기준으로는 대장에 기질적인 장애가 없으면서 지속적이거나 재발하는 복통의 증상이 배변으로 호전되거나, 다음과 같은 배변의 이상소견 중 3가지 이상이 3개월 이상 있을 경우를 말한다.

1)배변 횟수의 이상, 2)대변의 굳기 이상, 3)배변에 관련된 이상 (배변시 과도한 힘주기, 못참을 정도로 급하게 변을 보아야 하는 경우, 변을 보아도 변이 남아 있는 느낌이 드는 경우), 4)대변내 점액의 증가, 5)복부 팽만감등이다.

과민성 대장 증후군은 빈도가 굉장히 높은 질환으로 알려져 있으며 일반적인 개업의(general physician)이나 소화기 전문의(gastroenterologist)에게 찾아오는 환자 중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고 생각된다.

대개의 경우 40세 이전에서 관찰되며 1세부터 보고된 적이 있으며 여자에게서 남자보다 약 2배 정도로 흔히 발생이 된다. 약 30%에서 가족력을 찾을 수 있으며 caffein의 섭취가 많으며 담배를 많이 피는 사람에게서 많다. 굉장히 흔한 질환이나 모든 사람들이 병원에 오지는 않고 일부분만이 병원에 오게 되는데 어떤 사람이 오게 되는지가 문제가 된다. 증상이 심해서 오는 경우도 많으며 자신의 증상이나 질환에 대한 걱정이 많은 사람들 즉 건강 염려증이 있는 사람, 신경증이 있는 사람들에서 병원을 찾는 비율이 높다고 하겠다.

복부에 변비, 동통, 특히 좌하 복부에 국한된 동통 및 압통이 많으며 배변 시 동통이 사라지는 경우가 많으며 심한 경우에는 점액변이나 후무직(변을 다 보아도 시원하게 변을 다 못 느낌이 드는 경우)이 생긴다.

요통이나 전신 피로감 비뇨기계나 부인과 질환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으며 두통이 있으며 상 복부 증상인 구토나 불쾌감이 있는 경우도 많이 있다. 복부의 동통은 복부 어디에도 생길 수 있으며 우측에 생기는 경우는 음식물이 맹장을 지나는 시기에 생긴다는 보고가 있다. 이학적 검사상에는 대개의 경우에 정상적인 소견을 보이고 있으나 간혹 에스상 결장이 팽창되어 있으며 만져지는 경우가 있으며 3분의 1의 환자에서 하복부에서 청진시 장음(bowel sound)이 증가되어 있다.

본원에서는 연속된 일정기간동안(2달) 과민성 대장염을 진단 받은 70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과민성 대장염의 임상특징과 식이습관과 생활패턴, 여러가지 검사 소견을 분석하여 보았다. 70명중 성비는 남자 22명,여자 48명으로 여자에게서 약 2배 정도 더욱 많이 발생했다. 또한 과민성 대장 증후군을 3가지 유형으로 세분하여 볼 때 첫째 유형에 속하는 경우 즉, 복통없이 설사만 하는 경우가 모두 20명으로 남자 10, 여자10명에서 이러한 소견을 보였다. 둘째 유형으로 복통과 변비가 지속되는 경우는 남자 5명, 여자 24명이었고 셋째 유형은 복통이 있으면서 설사와 변비가 교대로 나타나는 경우로 남자 7명, 여자 14명에서 나타났다. 비록 분석한 환자의 수는 적지만 이러한 소견으로 미루어 짐작하건데 본원에서는 과민성 대장 증후군중 복통과 변비가 나타나는 경우가 70예중 29명으로 가장 많은 소견을 보였으며, 남,녀를 비교하여 볼 때 남자에서는 복통없이 설사만 하는 경우가 남자 22예 중 10예로 가장 많은소견을 보였고 여자에서는 48명 중 복통과 변비를 호소하는 경우가 24예로 압도적인 비율을 차지했다.

과민성 대장 증후군은 특정한 검사 소견이 있어서 진단을 하는 질환이 아니며 기질적인 질환이 없다는 결과로 진단을 하는 질환으로 여러 가지 검사가 필요하나 실제로 어떤 검사를 하여야 되는 가는 통합적인 의견은 없는 상태이다. 나이가 많거나 기질적인 질환이 의심되는 증상을 가진 경우에 임상의에 따라 검사의 종류가 달라질 수 있다.
검사의 종류에 대하여서는 많은 이견이 있지만 본원의 경우에는 대장 내시경을 시행하여 기질적인 질환이 없다는 것을 확인하고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대장 내시경을 하는 이유는 환자가 대장암이나 대장의 기질적 질환에 대하여 공포를 가지고 있으므로 환자를 안심시키기 위해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본원에서 시행한 대장 내시경 검사 상 각 그룹간에 특별한 차이는 발견할 수 없었으나 복통과 변비를 주로 호소하는 군에서 대장내시경을 시행할 때 장의 생리적인 긴장으로 대장내시경이 장을 통과하는데 어려움이 있었다. 대장 내시경 이외에 시행한 검사로 장운동 통과시간을 측정하였는데 이것을 알수 있는 방법으로 엑스선에 비투과성인 작은 알갱이 24개가 들어 있는 작은 캡슐약을 주고 일정시간 경과 후 사진을 찍어 이 비투과 물질이 대장에 퍼진 것을 측정하여 정상인과 과민성 대장 증후군 환자에서 각각 비교해본 결과 복통 없이 설사만 하는 경우는 이 물질이 하나도 관찰할 수 없었는데 반해 복통과 변비가 있는 환자군에서는 이 알갱이가 남아 있는 경우가 전체 환자 29명 중 25명에서 볼 수 있었고 대다수의 알갱이들이 에스상결장과 직장에 남아 있는 소견을 보여 에스상결장의 과도한 수축에 의해 발생한 것으로 추정할 수 있었다. 마지막 군에 속하는 복통과 변비를 주로 호소하는 경우를 보면 전체 21명중 이 알갱이가 남아 있는 경우가 12명에서 관찰할 수 있었다.

설문조사로 증상별 분포를 분석해 본 결과 증례 70예 중 배변과 관련되어 통증이 사라지는 경우가 40예의 분포를 보였고, 배변의 횟수가 하루 4번 이상인 경우가 28예, 배변의 횟수가 일주일에 3회 미만인 경우가 29예의 소견을 보였다. 배변과정의 변화로 변을 볼 때 과도하게 힘이 들어가는 경우가 42예, 급박하게 변을 보는 경우가 7예, 변을 본후에도 변이 남아있는 느낌이 드는 경우가 30예의 분포를 보였다.(중복되는 증상 포함). 대변의 형태의 변화로 변이 딱딱하여 토끼똥처럼 나오고 총알 모양처럼 끊어져서 나오는 경우가 28예에서, 변이 풀어져 묽게 나오는 경우가 20예에서 나타났으며, 배변 시 점액배출이 되는 경우가 14예에서 보였다. 복부팽만감을 느끼는 경우는 48예를 보였고, 복통을 심하게 느끼는 환자 22예 중 복통의 위치는 좌측 아래 부분을 주로 호소하는 경우가 13예, 우측 아래 부분을 주로 호소하는 경우가 2예, 전체적인 복통을 호소하는 경우가 7예의 소견을 보였다.

음식물과 과민성 대장증후군을 비교 분석한 결과 우유를 먹으면 설사를 유발한다고 대답한 경우가 전체 70명의 환자중 50명에 달하였고, 밀가루 음식을 잘 소화 못시키는 경우가 70명중 40명에서 관찰할 수 있었다. 같은 유제품인 요구르트경우에는 70명중 2명에서 소화를 못 시킨다고 대답하였다. 과민성대장 증후군과 식이 습관과의 관계에 대해 조사한 결과 육식을 주로 하는 경우가 채식을 주로 하는 경우보다 더욱 높은 빈도를 보였다. 또한 밀, 낙농제품, 맥주, 밀감 등에 대한 과민반응이 자주 발견될 수 있다.

과민성 대장 증후군의 치료로는 섬유소가 많이 든 음식의 섭취를 권장한다. 식이 섬유는 위, 소장 통과 시간을 지연시키고 대장에 서의 통과시간을 촉진시키며 담즙산과의 결합을 증가시키는 작용이 있어 변비가 주증상인 환자에서 대변양을 증가시키는 효과가 있어 유용하다. 하지만 모든 환자에서 다 필요란 것은 아니며 식이 섬유의 용량은 각 환자의 반응도에 따라 조절되어야 하고 대변 형태나 통증 완화 등의 변화를 관찰하기 위한 충분한 시간이 필요하다. 만약 고섬유 식이 후 고장이나 방귀 등이 증가 한다면 그 양은 줄이더라도 중단하지는 않는다. 또한 장내 공기를 증가시킬 수 있는 행동 및 음식물을 제한한다. 과민성 대장 증후군의 복통이나 복부 팽만은 장내 가스 증가에 의한 장내 확장으로 유발된다. 그러므로 장내 공기 생성을 감소시켜 증상완화를 기대할수 있는데 고칼로리의 푸짐한 식사, 탄산가스가 들어 있는 음료, 과도한 수분 섭취, 흡연, 껌, 빠른 식사 방법등의 제한은 이러한 가스생성을 감소시킬 수 있다. 그 외에도 콩류, 양배추류, 유당, 과당의 섭취를 제한함으로써 증상이 개선될 수 있다. 그 외에 점막의 자극제인 오렌지쥬스, 술등은 금하는 게 좋고 지방질 섭취도 제한하도록 해야 한다. 그리하여 식이섬유소를 늘이는 것은 과민성 대장 증후군의 치료에 효과가 있다고 생각되며 식이의 조절이 가능하면 식이요법으로 하고 식이요법이 어려운 경우는 상용으로 나와있는 섬유소를 사용하여 섬유소양을 늘이는 것이 치료에 도움이 된다.

신경증이나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과민성 대장 증후군을 유발한다고도 많이 이야기되는데 실제로 이차 세계대전이 일어나는 시기에 과민성대장 증후군가 많이 발생하였다고 한다. 일반적으로는 스트레스가 과민성 대장 증후군을 일으키는 원인으로 생각하지는 않으며 단지 과민성 대장 증후군을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과민성 대장 증후군의 치료는 매우 어려우며 치료에 대하여 잘 반응을 하지 않는 경우가 많으며 환자의 성격에 대한 것과 가족 관계 등에대한 폭 넓은 이해가 치료에 필요하며 치료에 의하여 완치가 되는 적은 매우 드물다.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은 보존적인 심리요법과 면담요법, 약 물 요법이 가능한데 약물요법의 효능에 대하여서는 이견이 많다.
Placebo를 사용하여 치료한 경우에 약 30%의 환자에서 증상의 호전이 있어서 환자에게 치료적 목적으로 약물을 주는 것이 필요하리라 생각된다.
약물요법으로 설사를 주로 하는 경우에는 지사제가 효과가 있다. 콜레스틸라민이라는 물질을 투여시 장내에서 담즘산과 결합하여 담즙산에 의한 설사를 막아주어 설사를 치료해 주기도 하며, 동통이 많은 경우에 는 일시적인 진통제와 진경제의 투여가 도움이 되며, 변비가 문제인 경우에는 충분한 식이섬유의 섭취와 상품으로 나와있는 차전차피가 주성분으로 되어 있는 식이섬유제재를 투여하여 도움을 받기도 한다. 가스가 많이 차는 경우에는 장 내의 가스를 없애주는 소화제를 사용하는 것이도움이 된다. 과민성 대장 증후군의 치료는 모범답안이 있을 수 없으며 과민성 대장 증후군이 한 개의 질환인지 아니면 여러 개의 상이한 질환들의 모임인지 아니면 정상 상태의 일종인지 아직 정확히 알지 못하기 때문에 환자에 따라 치료를 달리하여야 하며 환자에 맞는 치료법을 찾아 주어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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