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삼성화재‧카카오 합작 디지털 손보사 설립 무산…카카오페이 단독 설립 추진

중앙일보

입력

카카오와 삼성화재가 합작으로 추진해온 디지털 손해보험사 설립이 최종 무산됐다. 자동차보험 판매 여부 등 사업 전략을 둘러싼 이견이 커지면서 8개월에 걸쳐 진행된 합작회사 설립은 없던 일이 됐다.

26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와 카카오는 25일 서울 서초동 삼성화재 본사에서 디지털 손보사 공동 설립 추진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두 회사는 이날 오후 금융위원회를 찾아 해당 계획 철회 의견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삼성화재와 카카오, 카카오페이는 지난해 9월 디지털 손보사 설립을 위한 태스크포스(TF)팀을 구성하고 금융위에 예비인가 신청을 준비해왔다. 카카오페이가 경영권을 보유하고 삼성화재와 카카오가 전략적 동반자로 참여하는 형태였다. 보험업계에선 업계 1위인 삼성화재와 국내 대표 모바일 기업으로 꼽히는 카카오가 디지털 손보사를 설립하면 금융권에 작지 않은 파장을 일으킬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두 회사는 카카오 플랫폼을 바탕으로 핀테크 기술을 적용한 생활밀착형 보험을 판매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온라인 자동차보험 출시를 놓고 두 회사 간 의견이 갈렸다. 삼성화재는 신설 손보사의 자동차 판매 시점을 시간적 여유를 두고 신중하게 결정할 것을 제안했다. 이미 주요 채널을 통한 다이렉트 자동차 보험으로 차보험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는 삼성화재 입장에선 신생 법인에서 중복된 상품을 내놓는 데에 난색을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카카오모빌리티 등을 통해 모빌리티 사업에서 강점을 보여온 카카오는 차보험 진출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내용을 조율하고 사업 방향과 수익성 검증을 할 의사결정기구에 대해서도 두 회사 간 입장 차가 컸다. 카카오페이 관계자는 “양사가 신설 법인이 출시하는 보험의 차별화, 안정적 수익 담보 등 대원칙에는 공감했지만 논의 진행 과정에선 차보험뿐 아니라 세부적인 여러 부분에서 두 회사 간 원칙과 방식의 차이가 있었다”고 전했다.

카카오페이

카카오페이

카카오페이와 카카오는 새로운 파트너 없이 단독으로 디지털 손보사 설립을 계속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카카오페이가 경영권을 보유하고 카카오가 전략적 투자자로 참여하는 형태다. 카카오페이 관계자는 “구체적 시점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금융당국과 협의를 마치는 대로 카카오와 카카오페이가 공동으로 예비인가 신청을 마칠 계획”이라고 전했다.

카카오페이와 삼성화재는 합작 법인 설립 대신 전략적 제휴를 통해 협력을 이어나가겠다는 방침이다. 두 회사는 25일 카카오페이 간편보험 메뉴에서 소개하는 삼성화재 생활밀착형 보험 종류를 확대하는 내용 등을 담은 포괄적 업무제휴를 체결했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보험 안내장 및 증권 발송 등 카카오 생태계를 활용한 고객 서비스 협업도 강화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성지원 기자 sung.jiwon@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