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만에 깨진 코로나백신 꿈…모더나 주가 15% 곤두박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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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 환상(vaccine euphoria)]'은 하루짜리 꿈이었다.
미국 제약회사 모더나 주가가 19일(현지시간) 15% 넘게 추락했다. 시간외 거래 가격을 기준으로 해서다. 모더나 주가는 정규 거래에서 71달러대에서 마감됐다. 시간외 거래에서 67달러대까지 내려앉았다.

스테판 밴셀 모더나 최고경영자(CEO)

스테판 밴셀 모더나 최고경영자(CEO)

모더나 주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에 대한 백신 실험에서 의미 있는 결과가 나왔다는 소식이 전해진 18일 사상 최고가인 80달러 선까지 올랐다. 경영진은 마침 유상증자 13억 달러(약 1조6000억원)를 발표했다. 주당 76달러에 새 주식을 팔겠다는 계획이었다.

간이실험 결과 발표한 직후 1조6000억 규모 유상증자 발표 #미국 의료매체 스탯, "실험 결과가 충분하지 않다"고 비판 #주가 공모가 아래로 뚝, 다우와 나스닥 지수도 1.59%, 0.54% 각각 내려

스테판 반셀 최고경영자(CEO)는 "백신을 본격적으로 실험하고 대량 생산하기 위해 자금이 필요하다"는 말로 유상증자 필요성을 설명했다. 하지만 주가는 하루 만에 공모가 아래로 곤두박질했다.

시장이 작은 희망에 크게 반응한 셈 

주가 하락의 방아쇠는 미 의학전문 매체인 스탯(Stat)의 보도였다. 스탯은 이날 전문가의 말을 빌려 "모더나가 해당 백신의 1차 임상 결과에 과학적인 판단할 할 수 있을 만한 테이터를 내놓지 않아 정확한 판단을 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19일(현지시간) 미 제약회사 모더나의 주가 흐름. 회색선은 시간외 거래.

19일(현지시간) 미 제약회사 모더나의 주가 흐름. 회색선은 시간외 거래.

스탯의 보도 직후 모더나의 주가는 미끄러지기 시작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학술적인 기준으로 모너나의 실험 데이터는 충분하지 않다"며 "하지만 세계적으로 490만 명이 감염됐고 32만 명 정도가 숨진 상황에서 모더나의 충분치 않은 실험 결과에도 시장에서 수조 달러 가치가 움직일 수 있다"고 했다.

모더나처럼 하루짜리 기대감은 증권시장 역사에서 흔한 일이다. 미 남북전쟁(1860년대) 시기에 작은 전투 소식 하나에 뉴욕 주가가 춤을 췄다. 이후 '소문에 사서 뉴스에 팔아라!'라는 격언이 자리 잡았다.

모더나 기대감이 깨지는 바람에 이날 뉴욕 주가 전체가 내림세를 보였다. 다우지수는 390.51포인트(1.59%) 내린  2만4206.86으로 거래를 마쳤다.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30.97포인트(1.05%) 내린 2922.94로, 나스닥는 49.72포인트(0.54%) 하락한 9185.10에 마감됐다.

강남규 기자 disma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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