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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공학회, "전기차 편중 안 돼… 내연기관 같이 가야"

중앙일보

입력

한국자동차공학회는 19일 서울 중구 페럼타워에서 ‘미래차 기술 개발 상생 전략’을 주제로 자동차 기술·정책 개발 로드맵을 발표했다. 왼쪽부터 김민수 서울대 교수, 황성호 성균관대 교수, 배충식 한국자동차공학회 부회장, 박영일 서울과학기술대 교수, 이기형 한양대 교수, 민경덕 서울대 교수. 사진 자동차공학회

한국자동차공학회는 19일 서울 중구 페럼타워에서 ‘미래차 기술 개발 상생 전략’을 주제로 자동차 기술·정책 개발 로드맵을 발표했다. 왼쪽부터 김민수 서울대 교수, 황성호 성균관대 교수, 배충식 한국자동차공학회 부회장, 박영일 서울과학기술대 교수, 이기형 한양대 교수, 민경덕 서울대 교수. 사진 자동차공학회

미래 차 개발은 전기차 등 친환경 차에 편중돼선 안 되며, 내연기관 차에 대한 투자를 병행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한국자동차공학회는 19일 서울 중구 페럼타워에서 '자동차 기술·정책 개발 로드맵' 발표회를 갖고, 미래 차 기술 개발 전략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선제적 시장 대응 방안을 제시했다.

배충식 한국자동차공학회 부회장(카이스트 교수)은 기조 발표에서 "과도한 이산화탄소 저감 목표를 위해 내연기관 차에 대한 투자를 축소하고, 전기차 보급을 지원하면 자동차산업이 위기를 맞을 수 있다"며 "내연기관·하이브리드·전기·수소전기 등 각 동력원에 대한 연구개발을 지속 지원하고, 산업계와 환경이 상생할 전략을 도출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기차 보조금 정책은 CO₂배출량 등 대기오염을 줄이기 위한 것이다. 하지만 전생애주기분석(LCA, 생산·유통·폐기 전 과정에 걸쳐 환경에 미치는 영향)으로 볼 때 전기차와 내연기관차의 배출량 차이가 크지 않다는 시각이다.

민경덕 서울대 기계항공과학부 교수는 "자동차가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완전히 파악하려면 생산부터 재활용까지 전생애주기를 고려해야 한다"며 "국내 특정 모델을 분석한 결과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하이브리드차와 전기차가 비슷하며, 전기차는 내연기관차보다 30% 정도 적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포괄적인 개념인 LCA는 향후 전 세계 환경 규제에서 보다 중요한 요소가 될 전망이다.

내연기관 차는 신재생 연료와 고효율 차 개발에 집중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이기형 한양대 기계공학과 교수는 "LCA 차원에서 CO₂배출과 배터리 기술의 정체, 코로나19에 따른 투자재원 문제 등으로 전기차 전망이 불확실해졌다. 최근 일본·유럽도 다시 내연기관의 열효율을 높이기 위한 기술 개발에 투자하는 추세"라며 "내연기관의 열효율을 높이고, 신재생 연료를 사용하면 CO₂배출량에서 전기차와 경쟁할 수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이후 위기에 놓인 자동차부품의 고도화를 위한 정부 지원이 절실하다. 친환경 차 부품 쪽으로 가고 싶은 부품사에 대한 지원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수소전기차에 대한 지원도 지속해서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민수 서울대 기계공학부 교수는 "수소전기차는 CO₂규제 등을 고려할 때 성장할 수밖에 없는 분야"라며 "충전소 확대가 시급하다. 기존 주유소에 수소 충전기를 설치할 경우 혜택을 주는 방안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영주 기자 humanes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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