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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증강현실 스타트업 인수…미래 먹거리 뛰어드는 기업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애플은 최근 AR 분야 스타트업을 인수했다. [애플]

애플은 최근 AR 분야 스타트업을 인수했다. [애플]

애플과 삼성 등 ICT(정보통신기술) 기업들이 증강현실(AR) 분야에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스마트폰 시장이 어느정도 완숙기에 접어들면서 기기 판매보다는 스마트폰 기반의 서비스가 성장 가능성이 더 크다는 이유에서인데, 그중에서도 AR 분야에 가장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코로나19로 타격입은 애플, 증강현실 스타트업 인수  

14일(한국시간) CNBC등 미국 언론에 따르면 애플은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매출이 떨어졌음에도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 전문 스타트업인 ‘넥스트VR’을 인수했다. 애플은 구체적인 거래액이나 조건 등은 밝히지 않았다. 다만 IT 전문매체인 나인투파이브맥 등 업계에서는 거래액을 1억달러(1228억원) 정도로 추산했다.

넥스트VR은 주로 스포츠나 공연 같은 행사 영상을 VR과 AR로 제작하는 업체다. 공식 유튜브 계정에는 미국프로농구(NBA) 경기 장면을 AR 기술을 이용해 만들어놓은 영상들이 올라와 있다. 지난해 1억1600만 달러(1426억원)의 투자를 유치하며 성장 가능성을 인정받기도 했다. CNBC는 “이번 인수는 애플이 새로운 서비스로 AR 기술에 진입하려는 계획을 보여주는 추가적인 증거”라고 분석했다.

넥스트VR이 제작한 NBA 하이라이트 영상. 360도로 경기를 즐길 수 있고, 슛의 궤적에 가상그래픽까지 더해진다. 사진 NextVR 유튜브

넥스트VR이 제작한 NBA 하이라이트 영상. 360도로 경기를 즐길 수 있고, 슛의 궤적에 가상그래픽까지 더해진다. 사진 NextVR 유튜브

실제로 애플은 몇년 전부터 AR 서비스와 관련 제품 출시를 본격적으로 준비하고 있다. 최근 출시한 신형 ‘아이패드 프로’에 AR 기능을 지원하는 라이다(LiDAR) 센서를 탑재하기도 했다. 2022년께는 안경처럼 착용하는 AR글래스(가칭 ‘애플글래스’) 출시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지난해 12월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과 인터뷰에서 “AR이 컴퓨터의 새로운 플랫폼이 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VR에서 AR로 방향 튼 글로벌 ICT기업들

불과 3~4년 전만 해도 ICT 기업들은 가상현실(VR) 분야에 큰 기대를 걸고 관련 제품을 쏟아냈다. VR은 가상의 세계를 현실세계처럼 만드는 기술이라면, AR은 현실세계 위에 가상의 이미지를 첨가해 확장하는 기술이다. VR 보급에 가장 앞장섰던 구글은 2014년부터 골판지를 이용한 보급형 고글, 카드보드VR을 내놓은데 이어 2016년에는 VR 헤드셋인 ‘데이드림 뷰’를 내놓았다. 하지만 지난해 10월 데이드림 뷰를 단종시키며 사실상 VR 서비스 개발을 중단했고, 향후 스마트폰 기반의 AR 콘텐트에 집중하기로 방향을 틀었다.

세계 1위 스마트폰 제조사인 삼성전자 역시 사정은 비슷하다. 삼성은 2014년 출시한 VR 헤드셋인 ‘기어VR’ 관련 애플리케이션 지원을 지난달 종료했다. 반면 지난달 삼성은 미국 실리콘밸리 AR 전문기업인 ‘디지렌즈(DIGILENS)’에 투자를 단행했다. 디지렌즈는 AR기반 홀로그램 디스플레이 업체로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는 곳이다. 삼성 역시 애플처럼 AR 관련 제품과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는 셈이다.

페이스북이 개발 중이 AR글래스. 사진 미국특허청

페이스북이 개발 중이 AR글래스. 사진 미국특허청

페이스북은 현재 ‘오리온’이란 프로젝트명으로 AR 글라스 개발 작업을 벌이고 있다. 선글라스로 유명한 브랜드 레이밴과 협업을 통해 2~3년 안에 제품을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하반기에는 삼성전자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에 AR 글라스에 사용되는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칩 개발 및 생산을 맡기기도 했다.

현실 위에 가상얹은 AR, 활용도 무궁무진  

현대차그룹이 독자 개발한 AR 네비게이션. [사진 현대차그룹]

현대차그룹이 독자 개발한 AR 네비게이션. [사진 현대차그룹]

VR은 주로 고글형태의 기기를 쓰고 이용해야만 하며, 영상이나 게임 등에 주로 이용된다. 반면 AR은 고글을 쓰지 않더라도 현실 공간에서 다양하게 응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업계 관계자는 “VR 생태계가 더 확장되지 못한 이유도 제한된 사용처와 콘텐트 부족 때문이었다”면서 “AR 기술이 발전한다면 AR을 이용한 회의나 공연, 쇼핑, 자동차 내비게이션까지 다양하게 활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장주영 기자 jang.joo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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