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엔 “주방의 전설”이란 말이 있다고 한다. “요리를 시켰다가 퇴짜 놓고 다시 가져오라고 하지 말라”는 것이다. 왜? 화가 난 주방장이 무슨 일을 벌일지 모르기 때문이다. 한데 이 ‘전설’이 지난 10일 ‘현실’이 돼 중국 사회가 분노하고 있다.
화가 난 주방장이 무슨 일 벌일지 몰라 #산시성 시안의 한 음식점 찾았던 시민 #음식 물리고 다시 가져오라 요구했다가 #꽁초 들어가고 침까지 뱉은 요리 받아
중국 산시(陝西)성 시안(西安)에 사는 정(鄭)씨가 외식을 위해 아이를 데리고 청스리팡(城市立方) 5층에 있는 음식 체인점 쑤푸지(蘇福記)를 찾은 건 지난 10일 오후 2시께. 아이를 위해 요리 한 접시를 시켰는데 그 맛이 너무 강했다.
이에 아이가 먹을 수 있도록 다시 해달라고 요구했는데 이번엔 요리에 담배꽁초가 들어간 걸 발견했다. 정씨가 어떻게 된 일이냐고 따지니 종업원은 실수로 꽁초가 들어갔을 것이라며 감시 카메라가 있으니 확인해볼 수 있다고 했다.
중국은 2014년부터 식당의 위생을 강조하기 위해 국가식품약품감독관리총국의 주도 아래 주방에 투명한 유리를 설치해 밖에서 안이 들여다보이게 했다. 또 감시 카메라를 달아 청결한 주방과 깔끔한 요리를 선전하도록 하고 있다.
이에 정씨는 종업원과 함께 감시 카메라를 돌려 보다 더 기막힌 일이 주방에서 벌어진 걸 확인하고는 분노했다. 채소를 볶는 요리사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도 불구하고 마스크를 쓰지 않은 건 물론 요리에 침까지 뱉는 걸 발견한 것이다.
22세 왕(王)씨 요리사는 최근 목에 염증이 생겨 침을 땅에 뱉었을 뿐이라고 해명했지만, 몸을 숙여 요리에 침을 뱉는 모습이 카메라에 적나라하게 찍혀 더는 발뺌을 할 수 없는 상황에 부닥쳤다.
신고를 받은 시안시 시장감독관리국은 즉각 출동해 음식점 영업을 정지시키고 10만 위안(약 1700만원)의 벌금을 부과했다. 체인점 사장이 나와 종업원 교육 강화를 약속하며 사죄했지만, 중국 네티즌은 “어디 이번 한 번만 침을 뱉었겠느냐”며 개탄하고 있다.
베이징=유상철 특파원 you.sangchul@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