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에 그날 공중보건의도 갔다, 전북서 클럽발 첫 확진 발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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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의 한 클럽에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유흥시설 집합금지명령 발령문이 붙어 있다. 뉴스1

11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의 한 클럽에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유흥시설 집합금지명령 발령문이 붙어 있다. 뉴스1

전북에서도 이태원 클럽발(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왔다. 이 감염자는 30대 현직 공중보건의여서 보건 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김제보건소 30대 현직 공중보건의 확진 #보건 당국 "어린이날 이태원 클럽 방문" #사흘간 환자 30여명 진료…"마스크 착용"

 전북도는 12일 "이태원 클럽에 다녀온 김제시 보건지소 공중보건의 A씨(33)가 검사 결과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로써 전북 지역 누적 확진자는 20명으로 늘었다.

 주소가 서울인 A씨는 지난달 6일부터 19일까지 2주간 코로나19 집단 감염이 발생한 대구 지역으로 파견 근무를 다녀온 의료진이라고 보건 당국은 전했다. A씨는 어린이날인 지난 5일 새벽 확진자가 쏟아진 서울 용산구 이태원 클럽에 다녀온 것으로 확인됐다.

 보건 당국에 따르면 A씨는 5일 0시부터 오전 3시까지 친구 등 5명과 함께 이태원 주점을 방문했다. A씨와 동행한 5명은 모두 음성 판정을 받았다.

 A씨는 오전 3시부터 4시45분까지 이태원 파운틴 클럽, 오전 5시까지 국숫집에 간 뒤 한남동 집으로 귀가했다. 이후 집에 머문 그는 오후 3시쯤 용산역에서 KTX를 타고 오후 4시30분쯤 익산역에 도착, 김제시 보건소로 출근했다.

 A씨는 오후 6시부터 이튿날(6일) 오전 9시까지 보건소 앞마당에 마련된 선별진료소에서 근무했지만, 환자는 없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관사가 있는 보건지소로 복귀한 A씨는 다음 날까지 외출하지 않았다.

강영석 전북도 보건의료과장이 12일 오전 전북도청 기자실에서 "이태원 클럽을 다녀온 김제 보건지소 공중보건의 A씨(33)가 검사 결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발표하고 있다. 김준희 기자

강영석 전북도 보건의료과장이 12일 오전 전북도청 기자실에서 "이태원 클럽을 다녀온 김제 보건지소 공중보건의 A씨(33)가 검사 결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발표하고 있다. 김준희 기자

 A씨는 지난 7일과 8일, 11일 사흘간 보건지소에서 환자 30여 명을 진료한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4월 24일부터 5월 6일까지 이태원 클럽을 방문한 분은 외출을 자제하고 증상 유무와 관계없이 보건소로 문의 바란다'는 안내 문자를 받았다. 이어 11일 오후 익산시 보건소를 찾아 검체 채취 후 이튿날 오전 확진됐다. A씨는 원광대병원에 입원했다.

 보건 당국은 A씨가 무증상 감염자인 것으로 보고 접촉자와 동선을 파악하고 있다. A씨는 보건 당국에 "이동할 때나 환자 진료를 볼 때 철저하게 마스크를 착용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A씨가 고령 환자를 주로 진료하는 공중보건의이다 보니 지역 내 2차 감염을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하지만 보건 당국은 2차 감염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의사 출신 강영석 전북도 보건의료과장은 "도내 2차 감염 사례는 (지난 2월 20일 대구를 방문한) 보험사 직원의 직장 동료 1명뿐이었다. 이때는 서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다만 강 과장은 "기존 역학 조사에서는 일반인끼리 접촉이면 두 명 중 한 명만 마스크를 착용해도 접촉자로 분류하지 않았다"며 "하지만 이번엔 의료진과 환자이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A씨가 진료한 환자를) 접촉자로 분류해 꼼꼼하게 대응하겠다"고 했다.

 보건 당국에 따르면, 지난 10일 기준 이태원 클럽을 찾은 도내 접촉자 7명, 자진 신고한 14명 등 21명에 대한 검사 결과 모두 음성이 나왔다.

전주=김준희 기자 kim.jun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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