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럽 간 20·30대에, 외조모·부모·형제 감염…가족 매개 확진 늘어

중앙일보

입력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급속히 늘고 있는 11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의 클럽에 집합금지 명령 안내문이 붙어있다. 뉴스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급속히 늘고 있는 11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의 클럽에 집합금지 명령 안내문이 붙어있다. 뉴스1

서울 용산구 이태원의 클럽과 연관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가족을 매개로 코로나19를 전파시키는 사례가 늘고 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11일 0∼12시 이태원 클럽 관련 확진자 14명이 추가로 확인되면서 누적 확진자가 86명으로 늘었다고 발표했다. 지역별 이태원 클럽 관련 확진자는 서울이 51명으로 가장 많고, 경기가 21명으로 뒤를 이었다. 이어 인천 7명, 충북 5명, 부산 1명, 제주 1명 등 관련 확진자들이 전국으로 퍼져 있다. 확진자들 가운데 이태원 클럽을 직접 방문해 코로나19에 노출된 사람은 63명이고, 가족·지인·동료 등 접촉자에서 발생한 사례는 23명이다.

이중 젊은층의 자녀인 감염자가 집으로 이동해 노년층인 가족에게 전파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2차 감염된 사례를 보면, 인천에 거주지를 둔 30대 남성으로부터 80대 외할머니가 2차 감염됐다. 30대 남성 A씨는 지난 2일 용산구 이태원 클럽을 방문했다가 10일 양성 판정을 받았다. A씨와 같은 장소에서 밥을 먹었던 A씨의 외할머니도 11일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

서울 강북구 수유동에서는 모자가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차례로 받았다. B씨(27)는 이태원 클럽에 다녀와 선별진료소에서 검사를 받았으며 전날 확진 판정을 받았다. B씨로 인해 함께 거주하고 있는 B씨의 어머니(52)도 11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부천 중동에 사는 모자도 잇따라 확진됐다. C씨(24)는 지난 3일 이태원 한 클럽을 다녀온 뒤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C씨의 밀접 접촉자로 분류된 C씨의 어머니(54)도 검체 검사를 받았고 11일 확진자가 됐다. C씨에 이어 C씨 어머니도 성남의료원으로 이송됐다.

앞서 지난 8일에는 이태원 클럽을 방문했던 20대 동생으로부터 그의 누나가 양성 판정을 받았고, 지난 9일에는 성남시에서 20대 남성과 50대 여성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두 사람은 모자 사이인데 앞서 이태원 주점을 다녀왔다가 확진 판정을 받은 성남시의료원 간호사 20대 남성의 형과 어머니다.

방역당국은 가족간 감염은 앞으로도 계속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에 중앙방역대책본부는 4월 24일부터 5월 6일까지 이태원 소재 유흥시설을 방문한 사람은 외출을 자제하고 자택에 머물면서 증상과 관계없이 선별진료소에서 진단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환자를 신속하게 찾아내 지역사회로의 2·3차 감염을 차단해야 한다”며 “2·3차 전파로 인한 확산을 최소화하려면 이번 주가 매우 중요한 시기”라고 강조했다. 정 본부장은 이태원 유흥시설이 지난 2∼6일 운영된 점과 코로나19의 평균 잠복기를 고려하면 지난 7일부터 오는 13일 사이에 발병이 많을 것으로 추정한다면서 “이태원 유흥시설을 방문하신 분들은 이번 주, 특히 오늘·내일 신속하게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요청했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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