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3 등교 D-2인데…교육부 "연기 결정 못해, 내일까지 발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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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6일 오후 경북 김천시 김천여자고등학교에서 등교 수업을 앞두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준비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연합뉴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6일 오후 경북 김천시 김천여자고등학교에서 등교 수업을 앞두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준비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 이태원 클럽을 중심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 감염이 확산하면서 13일 고3부터 시작되는 초ㆍ중ㆍ고교 등교 일정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고3 등교가 이틀 앞으로 다가온 11일 오전까지도 교육부는 등교 여부를 결정하지 못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11일 정례 기자 간담회에서 “등교 일정에 대해 결정된 바가 없다”며 “내일까지 결론을 내겠지만 아직까지는 언제 어떻게 발표할지 모르겠다”고 밝혔다. 그는 “학생 안전이 최우선이라는 원칙 하에 모든 위험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으며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고 신중히 판단하겠다”고 덧붙였다.

등교 연기, 고3 등교 하루전 발표될듯 

교육부는 질병관리본부(질본)와 방역 당국의 역학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클럽을 출입한 사람들에 대한 추적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역학조사가 빠르게 진행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결국 등교 재연기 여부는 고3 등교 하루 전인 내일(12일)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

문재인 대통령이 8일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등교개학이 거듭 연기되었다가 다음 주 등교개학을 앞둔 서울 용산 중경고등학교를 방문, 개학 준비상황을 직접 점검하고 철저한 대비를 당부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8일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등교개학이 거듭 연기되었다가 다음 주 등교개학을 앞둔 서울 용산 중경고등학교를 방문, 개학 준비상황을 직접 점검하고 철저한 대비를 당부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교육부 관계자는 “질본도 역학조사 결과가 나와야 하는데 (클럽 출입자들) 연락도 잘 안된다고 하지 않느냐. 교육부도 시·도교육청, 학교 의견도 들어야하니까 불가피하게 내일 발표할 수 밖에 없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등교 연기에 관한 학교 현장 의견도 수렴할 계획이다. 하지만 시간이 촉박해 제대로 의견을 모으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등교를 연기할 경우 고3만 연기할지, 20일부터 등교하는 다른 학년도 모두 연기할지도 불확실하다. 교육부 관계자는 어떤 방안을 검토하느냐는 질문에 “13일 등교하는 고3만 바꿀지, 전체 일정을 바꿀지 아직 모른다”고 답했다.

앞서 교육부는 질본과 이날 오전 영상회의를 열어 등교 시점을 논의할 계획이었지만 회의는 진행되지 않았다. 교육부 관계자는 “회의를 추진하기는 했는데, 일정상 문제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교사들 "결정 늦어질수록 학교 혼란스러워" 

학교 현장에서는 교육 당국이 결정을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의 고교 교사 정모(35)씨는 “정부 결정이 늦어지고 있어서 지금 교사들은 온라인 수업 준비를 해야할지, 등교 준비를 해야할지 혼란스럽다”며 “등교 시점에 따라 중간고사 일정도 달라지기 때문에 학교가 대비할 시간을 줘야한다”고 말했다.

4일 서울 양천구 금옥여자고등학교에서 교사들이 교실 책상 간격을 벌리며 등교 준비를 하고 있다. 노스1

4일 서울 양천구 금옥여자고등학교에서 교사들이 교실 책상 간격을 벌리며 등교 준비를 하고 있다. 노스1

교육계에서는 "등교를 늦춰야 한다"는 의견과 함께 "더 늦추기는 어렵다"는 의견도 나온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등교 연기 청원에는 이날 오전까지 16만명이 넘게 동의했다. 초등학생 딸을 둔 박모(40‧서울 영등포구)씨는 “이태원 클럽으로 감염이 확산하면서 등교를 결정했을 때와는 상황이 달라졌지 않느냐”며 “아이들의 안전보다 중요한 건 없는 만큼 개학을 연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입시를 앞둔 고3의 경우 등교를 더 늦출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고3 학부모 이모(51·서울 노원구)씨는 “온라인 수업으로는 아이가 집중하기 어렵다”며 “재수생과 격차가 점점 벌어질텐데 학교가 방역을 철저히 하면서 등교를 하는 것이 낫다”고 말했다.

남윤서 기자 nam.yoonseo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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