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의원 집단 휴·폐업 이모저모] 수도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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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협회의 집단폐업과 전공의들의 파업 첫날인 20일 오전 대부분의 동네병원들이 문을 열지 않은 가운데 수도권의 종합병원과 공공의료기관 등은 이른 시각때문이지 다소 한산한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환자들이 본격적으로 몰리는 오후부터는 각 병원마다 극심한 진료대란이 우려되고 있다.

또 일부 공공의료기관에서도 일부 진료과만 문을 연채 응급실과 주사실 등에서 외래환자들을 진료하는 파행 운영을 하고 있다.

이날 오전 9시30분 현재 경기도와 인천시내 4천여개 동네병원들은 문을 열지 않았다.

같은 시각 외래진료를 중단한 수원 아주대학교 병원에는 전날 오랜시간 대기하다 미처 약을 받아가지 못한 환자와 이른 아침 병원을 찾은 예약환자 등 1백50여명이 대기했다.

60여명의 환자를 수용할 수 있는 응급실에도 20여명만이 치료를 받고 있는 등 비교적 한산한 모습을 보였다.

병원측은 환자들이 밀려들 것을 예상, 병원 광장에 임시의료진료소를 설치한 뒤 전문의들을 배치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수원도립의료원도 일부 환자들만 접수창구에서 대기하고 있었을 뿐 응급실과 주사실 등은 한산한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이 의료원은 11개 진료과중 내과, 치과, 외과 등 3개 진료과 문만을 열어 놓은채 나머지 진료과 외래환자는 응급실과 주사실 등에서 진료하기로 했다.

이 병원 관계자는 “의사협회의 결정을 따를 수도 따르지 않을 수도 없어 이같은 방법으로 진료를 실시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의정부 성모병원도 의료계 파업에 대비, 많은 환자들이 전날 미리 병원을 다녀가서 인지 이날 오전 비교적 한산한 모습을 보였다.

이 병원을 비롯한 의정부시내 종합병원들은 응급실과 중환자실 등을 정상 운영하고 있다.

일반 환자들에게 문을 개방한 경기도 양주 국군 덕정병원에서는 전날 3명의 일반 열상환자가 치료를 받고 간데 이어 이날 이른 아침에도 중이염 어린이 환자 2명이 치료를 받았다.

병원측은 일반 병원의 파행운영에 따라 전날 119구급대와 관공서에 병원위치 및 전화번호 등의 용을 담은 공문을 발송했으며 170병상을 탄력적으로 운영, 민간인 응급환자를 최우선으로 진료할 예정이다.

의정부의료원 접수창구에도 직원들이 출근하기 이전부터 10여명이 모여 접수를 기다렸을 뿐 큰 혼잡은 없었다.

길병원과 인하대병원 등 인천지역 종합병원과 공공의료기관도 대기시간을 우려해 일찍 병원을 찾은 일부 환자들이 대기했을 뿐 그다지 큰 혼잡은 발생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각 지역 일선 보건소에는 감기환자 등 병원 진료상황을 묻는 문의전화가 계속되고 있다.

모 종합병원을 찾은 김모(68.여.인천시 강화군 점촌리) 씨는 "감기가 도져 온몸이 아파 강화에서 치료를 받다 아들이 큰 병원에서 치료를 받자고 해 왔다"며 "걸어다닐 힘도 없는 노인에게 어디로 가라는 거냐"며 불만을 터뜨렸다.

각 병원 관계자들은 “아직은 환자들이 많이 몰릴 시간이 아니라 큰 혼잡은 발생하지 않고 있다”며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 환자들이 크게 늘어 진료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했다.

현재 경기도 및 인천시내 병.의원 가운데 98%가량이 휴.폐업에 동참하고 있는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경기도는 휴.폐업 의료기관수가 예상보다 많게 나타나자 보건과에 상황실을 긴급 설치하고 대책마련에 나섰다.(경기.인천=연합뉴스) 김광호.강종구.이현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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